간 밤 전기장판이 고장 나
이불을 움켜쥐다
문득 보고 싶어 졌다면
난 정말 이상한 사람인가요.
역시나 감기인지
칼칼한 목과 뜨거운 눈으로 일어나
출근하지 말까 생각하다
문득 다시 보고 싶어 졌다면
난 정말 이상한 사람인가요.
출근길 차 안에서
어제보다 높이 올라간 아침 해에
잔뜩 눈 찌푸리다
문득 다시 보고 싶어 졌다면
난 정말 이상한 사람인가요.
거름종이 깔고 원두 넣고 전원 켜고
잠시 기다리다
갑자기 보고 싶어 졌다면
난 정말 이상한 사람인가요.
점심시간
탁구공 주우러 뛰어가다
문득 보고 싶어 졌다면
난 정말 이상한 사람인가요.
옆 팀에서 나는
시끄러운 수다 소리에 거슬려
한 소리할까 마음먹다
문득 보고 싶어 졌다면
난 정말 이상한 사람인가요.
위에 써놓은 일들이 하나도 없었던 오늘은
조금 덜 보고 싶었다면
또 난 정말 이해 못 할 사람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