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일곱
가끔 누가 나에게 어느 여행지가 가장 좋았는지 추천해달라고 할 땐, 쉽게 말이 떨어지지 않는다. 한 번도 보지 못한 풍경을 뽐내는 곳도 좋았고, 맛집과 놀 것으로 가득 차 있는 곳도 좋았다.
그리고 예쁜 여자 여행객들이 많은 곳도 좋았다.
농담이다.
각설하고, 내가 가본 곳 중 가장 좋았던 곳은 짐바 마을이다.
그런데 아마 이곳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특별히 매력적인 여행지는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추천해주기가 망설여진다. 사실 정말 별 볼 일 없는, 심지어 지도에도 점 하나로 나오는 작은 마을이다. 멋진 풍경은커녕 곳곳에 풀들은 불타고 있었고, 맛집과 놀 것은 당연히 많지 않았다.
그런데, 지도에 있는 점 하나가 담지 못한 그 마을의 사람들과 생활이 있다. 나를 너무 따뜻하게 맞아준 파스웰 가족이 있었고, 맛집은 아니지만 손수 매끼 챙겨준 누나 밥집이 있었다. 파스웰 과의 대화가 즐거웠고, 그의 아들과 딸이 천사 같아 좋았다.
카메라에 멋들어진 사진 한 장 제대로 못 담은 마을이지만.
가장 기억에 선명하게 남는 곳이다.
눈에 담고 오랫동안 가슴에 남는 여행지 한 곳쯤은 있으면 좋다. 이왕이면 조금 오래 남을 수 있는 곳이면 더욱 좋다. 그리고 가끔 기억의 조각을 꺼내어 추억으로 양념을 치고 그리움에 살짝 구워 한 점 먹어보면 맛있다. 꽤 많이 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