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사랑의

by 현진현
IMG_9433.jpg 박경리 문학공원 벽의 프린팅, 2018년


빨리 좀 해, 시간 없어~!

[잘하고 있어]

[작은 격려 + 타이레놀]

작은 격려에 타이레놀이 더해져 오늘

나만의 두통약이 되었습니다. - 타이레놀


냉정해지세요. 커뮤니케이션은 발화자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요. 고스란히 전달되는 세계는 없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장치가 필요해요. 말한 그대로, 누가 봐도 그런 뜻으로 전달되는 때도 있습니다만. 그런 경우만큼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예술이란 장르, 광고의 영역에서 크리에이티브가 필요한 것이랍니다.


타이레놀의 저 구성은 세심한 누군가가 만들었을 겁니다. 저 또한 ‘빨리 하자,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말하고 있거든요. 그렇다고 제가 세심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찌 되었든.


제 표정이 이상한지, 무미건조한 지는 모르겠는데 화가 난다거나 짜증이 나진 않는데... 그런데도 ‘화나신 거예요?’라든가, ‘지금 짜증 낸 겁니까?’라고 물어오면 몹시 곤란해집니다. 표정이나 억양이나 레토릭이 그리 생겨먹긴 했나 보다 하고 생각해보긴 하는데... ‘야지의 대마왕’이라고 놀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물론 저도 화를 낼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화를 잘 드러내진 않거든요. 울화를 내려놓거나 그냥 포기하고 말죠. 올해 들어 진짜로 화가 치밀었던 적이 몇 번 있긴 했습니다. MB라든가, GH라든가. 이재명 씨라든가. 전부 정치인 때문이네요.


단언합니다. 격려는 믿는 것이고 믿어주는 것입니다.

믿지 못하는 뉘앙스, 힐난 보다 불신의 그 ‘뉘앙스’가 늘 문제가 됩니다. 두통에 격려를 더하면 진짜 두통이 없어집니다.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두통이 얼마나 대단하냐면, 두통이 있다가 두통이 없어지면 두통이 없던 때보다 머릿속이 더 맑은 느낌이 듭니다. 모든 일이 잘될 것만 같아져요. 바꿔 말하면 나를 믿지 못하던 사람이 나를 믿기 시작합니다. 그것에서 그치지 않아요. 뜬금없지도 않지만, 놀랍게도 두통이 없어지면 설레기 시작합니다. 흔한 말로 사랑이 시작됩니다. 생각해보세요, 다 그렇답니다. 두통이 없어지면서 사랑하기 시작하거든요.


머리는 왜 아플까요? 팀원분들의 썸네일을 보며 머리를 싸매 봅니다. 뭔가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고민이 생겼어요.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그랬더니 으악! 머리가 아파와요. 왜 아픈지 잊어버릴 정도로 머리가 아파요. 자, 솔루션입니다.

머리가 아프면 ‘약은 좋지 않아!’ 하지 마시고 두통약을 한 알 드세요. 말끔해집니다. 그간의 고민들이.

약은 약이죠. 대단합니다.


‘믿는다’는 한 마디는, 우리의 소통 방식 중 의심할 나위 없이 발화자의 의도를 고스란히 전달하는 ‘약’일 겁니다. 그렇게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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