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마시는

by 현진현
KakaoTalk_Photo_2018-03-22-13-01-40_3.jpeg 2010년


집,

커피가 떨어졌다.

낮에 사러 갈까 했다.

그녀에게 같이 가자 졸랐더니

가기 싫다 했다가

내가 초저녁에 잘 적에 와서는

살살 깨우며 커피 사러 가자, 했지만

내가 돌아누워버렸다.


밤이 깊어져서 만감이 교차했다.

커피야, 불러봤다가

맥주를 마셔보기도 했다.

월드콘을 먹어보기도 했다.

급기야 위스키 한잔을 마시고.

새우를 굽고 어묵과 두부도 구웠더니

커피가 더 그리워진다.


오래된 과테말라.


그녀의 친구가 사 왔다는 그

과테말라를 찾은 것은 깊어가는 밤 9시 무렵이었다.

커피는 지금 완성되어 있다.

컴퓨터 옆에서 뜨겁게 김을 뿜어낸다.

나는 드디어 오늘의 커피를 한 모금 마실 작정이다.



결혼을 너무 일찍 했다.

그래서 그녀는 긴 시간 고생했다.

늦게 만났으면 그 고생, 좀 적게 했을 텐데.


그녀는

집안일을 하거나 문화센터에 가는 때가 아니면

대부분의 시간을 소파나 침대에 앉아 책을 읽는다.

정확하게 일주일에 열 권. (그렇게 빌려주니까)

나는 보통 일주일에 0권.

나는 열 권을 읽지 않지만

열 권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를 듣는다.

이야기를 듣는 대신

나는 커피를 끓인다.

91도가 되도록 기다려 - 무려 물을 기다리는 일이다.


드리퍼를 달구고 필터를 접는다.

물방울을 떨어트린다.

물줄기를 휘휘 감아서 뿌린다.


부풀어 오르는 스콘 같은 커피 속에

한두 권의 책이 있다.

연하지만 맛있게 커피를 만드는 방법은 뻔하다.

맛있는 부분만 가려서 물과 섞는 것이다.


아! 이미 아내는 그렇게 하고 있다.

책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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