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하튼,스트레칭(3)
인간은 물에 뜬다. 온몸에 힘을 빼고 하늘을 바라보며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그렇다. 오늘 점심은 무얼 먹지? 하는 순간... 코끝이 지치면서 균형은 무너진다. 물에 빠진다.
인간이 물과 공기의 접점에 떠 있다. 음악을 듣고 싶다 생각하는 순간 역시 균형이 무너진다. 역시 물에 빠진다. 수영이라는 기술로 극복할 수 있겠지만 수영으로 대체 며칠이나 물에 떠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몸에 힘을 빼는 행위가 마음에 힘을 빼는 행위로 이어져야만 우리는 구십 평생 물에 뜬 채로 살아갈 수가 있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도 물에 뜨는 일이 필요한 건 아닐까.
내 속으로 침잠하는 깊은 수렁이 있고 너를 가지려고 하면서 비상하려는 욕구가 있지. 물에 빠져서 죽는 사람의 발버둥은 얼마나 처절할까. 비상하려는 예시는 이카루스가 보여주였고. 알다시피 우리는 지느러미도 없고 날개도 없다. 몸을 비워내고 (그게 힘이든 뭐든) 마음도 비워내면 바다는 하늘과 직면한다. 그래 그 직면, 그것이다.
물에 뜬 채로 해류를 따라 여행한다. 해류는 바람 따라 움직인다. 안마기로 어깨를 주무른다. 안마기의 온열 기능을 켜라. 따뜻해진 어깨를 고정하고 아픈 팔을 시계추처럼 빙빙 돌려라. 안으로 돌리고 밖으로 돌리고 그래 봐야 하늘과 직면할 뿐이다. 침잠하지도 비상하지도 못한다. 그런 다음, 아프지 않은 팔과 아픈 팔로 수건의 양 끝을 잡고 아픈 팔을 비상시킨다. 잡아끄는 팔과 잡힌 팔은 서로를 직면한다. 그런 대치 상태에서 모든 것을 비워내라. 도수치료를 하는 물리치료사는 그 순간 이렇게 말한다. "유지만 할게요."
견딜 수 있는 고통 속에서 서로를 직면한다. 견디지 못하는 고통의 순간, 파열이고 곧장 지옥이다.
치료사의 유지는, 기다림이다. 속도는 속도대로 스트레칭하고 시간은 시간대로 스트레칭하길 바란다. 그런 다음 비닐봉지에 얼음을 담고 어깨에 올린다. 차가움을 유지한다.
몸은 둥둥 뜬다. 마리화나가 허리를 감싸듯 한 쌍의 어깨에 날개가 돋는 것도 같다. 팔이, 팔이 지느러미처럼 부드러워지는 것도 같다. 하지만 착각하면 안 된다. 나는 그저 물에 떠 있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