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튼, 스트레칭(8)
내가 창원으로 내려간다고 했을 때 친분 있는 몇이 그랬다. "이봐 현! 간 김에 좋은 책이나 한 권 써봐."라든가, "기타 실컷 치겠네."라든가, "드디어 장편을 쓰는 건가?"라고도. 버뜨,
그들은 모두 틀렸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나는 내심 창원으로 내려오면 통영을 자주 들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자주 들릴 수가 있다. 하지만 나는 지난 1월에 한번 들린 것 말고는 통영 근처에도 가지 않고 있다.
간단하다. 알고 봤더니 나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통영을 가고 싶은 것도 그녀와 함께 간다는 생각에서. 좋은 소설을 쓰는 것도 그녀가 옆에 있다는 환경에서. 기타를 치는 것도 그녀가 건넌방에서 듣고 있다는 조건에서 가능했던 것.
가만 돌이켜보면 혼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스트레칭이다,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