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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 Hyun Jun 30. 2021

되어보자

카피 다시 쓰기 2

솔루블(알갱이 커피)로 걸쭉하게 한 잔 태우고, 카피를 다시 써 보려고 하지만, 매번 실패합니다. 대상이 되는 카피가 좋아서 실패, 대상이 되는 카피의 대안이 없어서 실패, 대상이 되는 카피를 곱씹느라 실패... 뭐 그렇게 됩니다. 


*

영국의 한 커플이 키스를 합니다. 며칠 전에 그 키스를 한 사진이 공개가 됩니다. 그리고 불륜으로 지탄을 받습니다. 불륜으로 지탄을 받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으로도 지탄을 받습니다. 남자가 영국의 보건장관이었거든요. 조금 전 새벽에 뉴스를 봤는데요, 커플이 각자 이혼/이별을 한 후에 지금은 함께 지낸다고 하네요. - 여자의 소셜미디어에 이런 문구가 있다고 해요. 

"The longer the wait, the sweeter the kiss" 

이 카피 또한 곱씹다 끝날 것 같긴 합니다만... 


하고 싶은 것들 중에, 기다려서 하면 좋은 것이 있습니다. 이건, 반드시 그래요. 모든 카피는, 시간 속에 있고 시간이란 다름 아닌 독자와 청자의 마음입니다. 카피를 조금이라도 써 본 분들이라면 아실 겁니다. 지금 쓰고 있는 카피라는 것은 결국 '청자로서 생각'하지 않는다면 실패할 것이라는 것을 말이죠.  

콘텐츠를 만들 때, 우리는(저는) 당연하게도 이 콘텐츠를 보는 사람이 되어봅니다. 사실은, 이 콘텐츠를 보았으면 하는 사람(타깃)을 생각하고 그 사람이 되어보려고 노력을 하죠. 

정치인의 콘텐츠라면, '어? 이건 뭐지? 벌써 캠프를 차렸나? 나원 참!'

빅브랜드의 콘텐츠라면, '뭐냐, 저 사람들. 온통 자화자찬이잖아.' 

공익 캠페인이라면, '얘기하고 싶은 게 대체 뭐야?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와 같은, 부작용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런 노력을 하는 거죠. 

보통은 이런 일련의 행위들을 '전략적 사고'로 봅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전략적 사고 없이 진행되는 콘텐츠의 부작용은, 그 콘텐츠가 잘못되었다기보다 시간적으로 앞섰거나 뒤섰거나 했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지리멸렬한 얘기를 늘어놓아서 미안합니다만...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키스는 더 다디달다, 는 저 불륜녀의 자기 위로가 우리의 정치인들(요즘은 시기상 정치가 꿀잼입니다. 그러니 카피 거리도 거기로부터)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 같다는 기대로 주절거려 봅니다. 

Y의 시답잖은 출정, 그 콘텐츠는 사실 시기 구분 없이 비전략적 무사고로 봅니다만... 굉장히 빨랐던 거죠. 무가치한 인간이 존재한다는 선언식 같은 것으로 추정합니다만(뉴스도 안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전력을 가진 사람은 최소 5년 정도의 텀이 필요하지 않은가,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누구에게 카피를 전하고 싶은가,부터 정하자고요. 그런 다음, 이 카피는 시의적절한가도 따져봅시다. 늦었어,라고 판단이 들면 버리세요. 지금이 아니야, 라는 판단이 섰을 땐 과감하게 물리세요. 

아, 이 꼭지는 너무 지리멸렬합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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