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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 Hyun Jul 23. 2023

군만두 여덟 개

스트레칭 이야기 2

주택담보 대출 이자가 다시 올랐다. 스트레스받는 일일까? 

일단 이것이 스트레스받을 일인지부터 분별해 본다. 왜냐면, 

나는 근년 언젠가부터 돈이야 돌고 도는 거라고 생각하며 있으면 좋고 

없으면 없는 대로,라고 생각해 왔던 것. 그렇지만 그렇지만 그렇지만... 

이건 좀 억울한 생각이 드는 것이다. 당장 아내에게 저녁을 사줄 돈조차도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하면서.. 

방안에 어디 내다 팔만 한 물건이 없는지 살펴본다. 아!

저 짐짝 같은 CD를 내다 팔자. 그런데... 평소 

듣지도 않는 이 음반들이 오늘따라 애처롭고 애잔해서는 

괜히 소중해진다. 추억이 서린 '브람스 1번'을 쓰윽 들어보는데... 

"여보, 오늘 저녁은 홍콩반점 가자. 거기 군만두가 아주 맛있지."


음반이야 내다 팔지 안 팔지 나는 모르겠고, 

더운 날 밥해대기 힘든 아내에게 군만두를 사주기로 함. - 추억 깃든 음악을 듣노라니 내가 왜 저딴 대출이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 하면서 4악장 그 유명한 선율은커녕 1악장 서주 끝나고 마주친 바이올린 소리에 푸근해지면서 스트레칭한다. 

홍콩반점 군만두는 여덟 개가 나왔는데 나는 짬뽕에 군만두 두 개, 아내는 짜장에 군만두 한 개, 나머지 군만두는 포장해 와서 해주에게 줬는데 잔치국수를 끓여줬더니 군만두 다섯 개랑 맛있게 잘 먹었다.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발음해 보면 그 이름부터 스트레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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