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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껏

by 현진현




대표와 나는 같은 볼펜을 가지고 있었다.

모나미 153의 특별한 에디션 까만 매트 타입


같이, 같은 볼펜을 쥐고 회의를 했고

회의 후 대표는 볼펜을 분실했고

(아마 본인 방으로 가져간 이후에 분실했을 것이다.)

내 것은 멀쩡히 내 필통으로 들어갔다.


아끼던 볼펜을 찾지 못한 대표는

분실을 인지한 직후 슬쩍 내 책상 언저리를 스캔하러 왔다.


나는 그날 오후부터

내 153을 손에 잡지 않았고 집에서만 쓰기로 했다.

PS : (위로의 형식으로) 내 볼펜을 선물할까 생각했지만

그러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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