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넘어섰다. 같은 류의 광고문구가 그때 횡행했다. 내 직업도 카피라이터여서 난 예민하게 반응했다. 억지와 억압의 메타포 아닌가 싶었다. 자신을 극복한 것이 모범일 수는 없다, 저런 극복자의 훗날 모습을 우린 알 수가 없었다. 삶은 짧고 강렬한 단 한 번이어서 이념조차도 신념까지도 취향이 되고 마는 시대가 그 카피의 미래가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도무지 난 나를 넘어서야 할 이유가 없었다. 내가 다닌 재벌기업은, 2등은 기억하지 못한다는 주장에 이어 자아를 옥죄고 있었던 건데 돌이켜보면 그런 일방향의 단순함이 당시 비즈니스의 스피릿은 아니었을까 싶어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