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유럽 프라하

처음 유럽이라는 곳을 가기에는 프라하 최고의 장소

by 늘근엄마골골여행

여행은 부자들만 가는 거라고 생각헀던 10년 전에

어느 부자 언니가 자신의 파트너가 펑크를 냈다며 동유럽(프라하-브다페스트-비엔나)을 같이 가겠냐며 물었다.

난 아들을 유럽 캠프도 비싸게 보냈었고 남편도 유럽을 다녀왔지만 정말 가고 싶었던 유럽은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었다.

멀게는 뉴욕과 캐나다 가깝게는 일본, 대만, 캄보디아를 갔었지만 유럽...

그것도 드라마에서 나왔던 <프라하>라니...

앞 뒤 안 가리고 OK 했다.

아이도 다 컸고 이제 자유인데 왜 여행 갈 생각을 못했을까... 드디어 기회가 온 것이다.

다섯 살짜리 아이처럼 프라하 공항에 내려서 인포에서 주는 무료 초콜릿도 먹어보고 공항 사진도 열심히 찍어본다. 보이는 것마다 신기방기....

TV 배틀트립에서 본 500년 된 흑맥주집 <우플레쿠>의 흑맥주와 굴라쉬를 먹어보고는 아... 미지근한 흑맥주와 짜디짠 굴라쉬가 방송의 폐해인가 싶다는 실망을 했다.

이들은 커피와 맥주도 따뜻하게 먹나?

대형 맥주가게에 꽉 찬 불편한 좌석과 아코디언으로 노래 불러주는 맥줏집 분위기에 더워 죽겠는데도 즐거웠다.

여기는 이름도 예쁜 프라하... 니까^^

첫날인데 피곤해도 프라하성 야경은 보러 갔다.

그때만 해도 3일을 프라하에 있으니 또 그 야경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는 슬픔...

그래도 돌 위에 조그만 캐논 m2를 올려놓고 야경을 몇 컷 찍어서 뿌듯하다.

지나간 여행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 장소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하자.


트램도 타보고 유럽의 길에서 나의 버킷 리스트 노상에서 맥주 마시는 로망을 이루는 날...

시원한 바람에 길 가에 앉아서 맥주라니...tv에서만 보던 그 짓을 내가 하고 있다는 거...

웨이터가 가방 조심하라며 주의를 준다.

아.. 그것도 유럽이구나... 10년 전인데도 아직도 기억나는 나의 첫 유럽 경험.

다음 날은 <팁투어>라고 맘에 드는 만큼 팁을 주라는 여행사였는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다.

공사 중인 구시가지의 유명한 천문시계탑도 작은 광장에 꽉 찬 많은 인파 속에서 소매치기 조심하며 사진을 찍어댔다. 인파도 많고 설명도 잘 안 들려서 나중에 다큐나 여행 프로그램 보면서 복습을 한다.

첫 여행 도시 프라하에서 60% 할인한다고 아들의 큼직한 ECCO 운동화를 사버린 실수를 한다.

그 큰 운동화를 여행 내내 들고 다니느라 미쳐버리는 줄 알았던 나의 멍청함.

말 타고 다니는 여성경찰도 기억나고 삼성 대형 광고판이 이렇게 뿌듯할 수가...


프라하의 여러 설명들이 흐릿하게 기억은 나지만 비눗방울이 나부끼는 아름다운 광장만 선명하게 뇌리에 박혀있다. 새로운 과일들의 이국적인 유럽 재래시장과 퍼포먼스 하며 팁을 받는 거리 예술가를 처음 보니 새롭다. 뉴욕 브로드웨이에서는 사진 찍고 강제로 돈 달라고 하는데 자존심 강한 유럽은 좀 다르다.

관람객 스스로 주기를 바라는 구조인 것 같다.

(내가 첫 유럽이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파리 몽마르트르 가서도 마찬가지였다.)


프라하 성은 밖에서나 안에서나 정말 아름다웠다.

물론 멀리서 본 야경이 최고이지만...

성으로 올라가는 길에 구걸하는 노숙자가 있어서 좀 놀라기도...

많은 계단을 올라가면 프라하 성이 있고 예습해 놓은 건 많았지만 메인 성 한 군데만 보고 나와야 했다.

유명한 <무하>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보는 것 만으로 만족...

그림으로 제작된 유일한 스테인드 글라스라고 들었다.

처음 유럽의 성을 보는 나는 침 질질... 코로나 전인데도 관광객이 많았지만... 지금은 더 많을까?

내려오는 길의 풍경은 정말 더 예쁘다.

대장장이의 집들을 지나 기념품 점에서 피노키오도 하나 사들고

기념품 가게마다 신기한 기념품이 많아서 진도가 안 나가는 나를 보며 유럽 여러 번 다녀본 부자 언니는 이게 뭐 그리 신기해?라는... 덤덤한 표정~~~

너 이탈리아 가면 진짜 좋아하겠다...라고 하지만...

지금 와서 로마를 본 나로선 그때 첫 유럽 프라하가 잊히지가 않는다.

사람은 첫 경험이 중요하다고...

파리에서 베르사유를 본 다음 이탈리아를 갔는데 감흥이 없었던 것처럼...

나의 엄마는 프라하...

여행을 많이 다녀 본 사람들은 자잘한 기념품을 더 이상 사지 않는다.

실컷 사 봤기 때문에 짐만 되고 핸드크림 같은 거 무겁게 들고 가서 남들에게 선물해 줘야 고마워도 안 한다.

우리나라에 더 좋은 게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 파이팅 용돈을 받았거나 처음 여행을 가 본 나 같은 사람은 자잘한 기념품이 너무나 갖고 싶다.

처음이니까 그런 거야...라고 동행에게 말했지만 사실 10년이 지난 다음에도 그 버릇은 고쳐지지가 않는다.

예쁜 물건을 보면 누군가에게 주고 싶고 나만 좋은 거 보고 와서 자랑할 때 하나씩 건네주면 그 또한 지인들에게 내 여행을 전염시키는 거 아닐까?


프라하 아름다운 카를교를 지나면서 멋진 조각들과 마리오네트를 공연하는 예술가들을 보면서

나의 첫 유럽 프라하는 완성되었다.

그런데 그 카를교를 볼 때 비와 추위에 떨어서 다시 또 와야지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비가 와서 사진도 많이 못 찍었고 같이 간 동행의 기념사진을 찍느라 정작 내 기록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아쉬웠던 프라하를 뒤로 하고 다음 행선지인 부다페스트로 기차를 타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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