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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근엄마골골여행 Apr 22. 2024

잡식 가는 힘든 파리

미식가가 아니어서 다행이다

미슐랭 요리사 많다는 파리.

그런 고급 레스토랑은 애초에 내 예산에 없었다.

음식이 여행과 문화의 일부지만 나는 경제적으로 다 가질 수 없었고 미술관 도장 깨기와 첫 파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고난의 길은 첫날부터 시작이었다.

루브르박물관 안 카페,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음식들이 그림의 감동을 다 없앨 만큼 맛이 없었으니...


첫 번째 호텔 <파리 프랑스 호텔>에 있을 때 가 본 검색한 맛집 투어...

한국 젊은이들이 올린 < 오베르마마>에서 꾸덕한 파스타와 그저 그런 맥주가 입에 맞지 않았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만두가게 <만두바>에서의 딤섬 같은 작은 만두와 강남맥주는 맛있었지만 내 1일 1 폭식을 채우기엔 넘 양이 적었다.

현지인 추천으로 간 <kunitoraya/쿠니토라야> 작은 볼에 나온 국수 한 그릇과 맛없는 돈가스 몇 조각이 5만 원이어서 놀라고 그 집을 줄 서서 먹는 것에 더 놀랐다.교토 갔을 때 야키만두 맛집이라고 외국인이 몇십 미터 줄 서있어서 먹어봤지만 그 평범한 만두맛에 놀랐던 기억이 났다.

일식이면 무조건 비싸고 고급이라는 문화인식이 있는 듯하다.

내가 입맛이 이상한가... 했었는데

지나가다 예뻐서 들어간 <Barioca>라는 식당맛있는 치킨과 맥주를 먹고 감탄을 한다.

해피 아워여서 가격도 아깝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친절한 매니저가 서울에 두 주 전에 다녀왔다고 해서 반가웠는데...

영어가 안되니 더 대화가 진행이 안 되어 이럴 땐 참 내가 답답하다.

<le petit marche>는 한국 MZ들의 핫한 레스토랑이다.

그릇 하나 놓으면 겨우 맞을 만한 좁은 식탁에 한국식 대기 의자도 없는 곳~ 현지인들도 길에  줄을 서서 먹는 사람 어색하게 쳐다보며 기다리는 맛집.

오리고기가 깜짝 놀랄만한 맛인데 여긴 다른 것도 기대가 되고 가격도 합리적이다.

한번 더 가보고 싶었으나 동선이 안 맞아서 못 가본 곳.


두 번째 호텔 <호텔 에펠 세귀> 바로 옆

 <Thai Lao>라는 태국할머니가 하시는 식당은 점심코스가 아주 저렴하고 맛있었다. 다른 곳 탐방하기 무서워서 세 번  갔다.

길 가다가 현지인의 줄 서있는 빵집 가서 나도 얼른 줄 서서 연어샐러드빵을 샀는데...

웬만하면 맛있는 연어가 너무 짜서 놀랐고 빵집 많은 파리의 빵이 왜 맛이 없나.... 잠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식전 빵들은 치아가 부러질 정도로 딱딱한 곳도 있다.

미식의 나라 파리... 는 미슐랭 1인당 20만 원 이상에서 해당되는 것 같다는 결론이 든다.

아직 초보라 그런가... 싶었지만 이 정도 빵 실력으로 내가 사는 경기도 일산에 냈어도 금방 망할 것 같다.   

싼 식당에서 사 먹는 게 맛없어서 근처 마트의 연어와 소스, 샐러드 사다가 조합해서 먹은 적도 몇 번 있었는데 파리에서 제일  맛있는 1664 맥주와 곁들여먹으니 괜찮은 건강식~^^

파리에서 <1664 병맥주>는 엄청 싸고 맛있다.

<호텔 에펠 세귀> 근처 이 지역 마지막 날.

기분 낸다고 예약까지 하고 배고픔을 참으며 저녁에 간

<le Camelia>는 마지막날 알게 된 것이 한스러웠다.

스테이크에 감자 으깬 것과 특이한 소스. 아보카도와 참치덮밥.

맛있는 와인 한 병... 파리에서 제일 맛있게 먹고 친절하고 가격도 적당한 만족스러운 집이었다.

숙소 컨디션이 제일 별로였던 에펠 세귀 근처가 동네는 좀 안 예쁘지만 맛집과 위치와 가격들이 저렴했다.


내가 제일 좋아했던 세 번째 호텔 <호텔 사이오> 근처

<Le Poincare>의 양고기는 아주 부드러웠다.

파리는 양고기가 맛있다고 하던데 역시 냄새도 안 나고 양도 내 폭식에 어울리는 크기였다.

게다가 멋진 웨이터와 예쁜 웨이트리스가 있어서 기분 좋은 곳.

금발에 목소리도 멋진 프랑스 청년이 윙크해 주던 짜릿 한 기억.

눈에 뭐가 들어가서일까?

트로카데로 광장의 에펠까지 5분 거리인  이 호텔과 식당은 정말 강추이다.

곳곳에 파티시에들의 예쁜 디저트. 빵들이 즐비한데도...

젊어서부터 빵종류는 잘 안 먹어서 다행이다.

이 비싼 물가에 밥값에 버금가는 후식까지 탐냈으면 아마 비행기 못 타고 아르바이트해야 했을 거다.

그래도 빠티쉐의 나라인데 두 번 빵집을 들렸다

호텔 사이오 바로 옆 <The reserve >는 현지인들이 줄 서서 치즈나 빵. 디저트. 파스타까지도 사간다.

역시 맛있었다. 여기는 줄 서 있을 만했다.

근처 < Kisito Sushi>라는 일본 도시락집은 재료가 일찍 떨어지는 집이라 지나다니다 궁금해서 남은 아보카도 명란 덮밥을 사 와서 먹어본다. 가격도 적당하고 풍부한 재료의 신선함이 품절되는 이유를 알겠다.

또 근처의 <green star Sushi>라는 간판의 초밥집.

일단 초밥 찰지긴 하지만 엄청 밥알양이 많아서 내 식욕을 채울 수 있고

국물이 그리운 외국에서 미소된장이 내 MSG를 채워주었다.

파리는 초밥이던 샐러드던 아보카도를 많이 사용한다.

한국에서 비싼 아보카도 김밥은 실컷 먹은 거 같다.

주방이 일본이 아닌 인도 쪽 분 같았는데 너무 느려서 속 터지지만 가격도 싸고 친절해서 두 번 간 집이다.


마지막 호텔 <스웨덴 호텔> 근처

<Brasserie des Ministeres>

거의 매일 1664 생맥주 마시러 4~5시쯤 갔던 곳.

해피 아워일 때 가야 좀 싸다.

여기는 음식은 맛이 없고 맥주만 환상이다. 이 1664 생맥주는 지금도 생각난다.

<neuf dragons>이라는 바로 스웨덴 호텔 근처 퓨전 중국집이 없었으면 맥주만 먹고 살뻔했다.

파리 레스토랑에서 보기 힘든 깨끗한 유리 물컵.

친절한 중국 아주머니.

포장도 많이 해서 피곤한 날은 포장해서 숙소에서 먹었다.

재료도 좋고 누구에게나 입에 맞게 간도 세지 않았다.


한식이 그립지는 않았지만 파리에서 음식에 돈을 쓸 처지가 안되니 몸을 정화하기 위해 한식집 많은 파리에서 네 군데 가봤는데 두 군데 성공.. 이 정도면 50%의 성공이다.

파리 북부 오페라 가르니에 근처 <이랑>파리 남부의 <동네> 추천한다.

이랑 여사장님은 참 친절(?)하고 현지인도 엄청 많다.

내가 가져간 여권 모양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보며 이것이 무엇이냐고 말을 거셨다.

외국에 혼자 있으니 한국 사람이 말만 걸어줘도 친절하다고 착각해서 사귈 판이다^^

<동네> 식당은 분식 위주의 김밥을 파는데 젊은 한국 유학생들이 직원이고 친절도 하니 꼭 다시 가봐야겠다.

유학 온 지친 여학생과 같이 밥동무도 하면서 아르바이트 고충도 듣고 미학을 한다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한국말 터져서 민폐를 끼쳐본다.ㅋ

아줌마 말동무 해준 대신 내가 못 가게 된 바토 무슈, 몽파르나스 티켓도 주고 김밥 값도 내주는 고국 아줌마.

언젠가 외국 가면 한국 유학생에게 밥 사줘야지 하는 버킷리스트가 있었는데 하나 클리어함!

 

파리사람이 불친절하다고 느꼈는데...

30일쯤 돼서 느낀 사실이지만 이 분들도 외국인과 대화하려는 게 무서운 거 같다.

Brasserie des Ministeres에서도 형제가 주인이었는데 형은 영어를 잘 못해서 과묵했고 동생은 영어를 잘해서 자신 있게 나한테 농담과 친절함을 장착했으니까.... 뭐 몇 마디 이상 대화는 나도 못하지만 초등 영어 정도 할 줄 알면 파리인들도 자신 있게 외국인에게 친절한 거 같다.

유튜브에 따르면 파리인은 영어를 배울 이유를 못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입을 다문 것인데 그것이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나마 아쉬울 거 없는 파리가 요즘 많이 노력하는 건 불친절하다는 오해 때문인가?

코로나19 이후 관광의 소중함을 안 유럽이 친절함으로 많이 좋아졌다는 카더라 통신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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