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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근엄마골골여행 Apr 15. 2024

드디어 만나는 루브르

너무나 보고 싶었던 너

5 Day(2023.4.7)

루브르는 홈페이지 예약을 하면 9시 입장이 가능하다.

다른 경로의 예약자는 9시 30분부터 입장이다.

30분 빨리 입장해서 뭘 하냐면 모나리자로 오픈 런~막 뛰어야 한다는 점...

모나리자 보다 모나리자를 뒤에 두고 셀카를 찍는 사람들 구경이 더 재밌다.

도난으로 인해 쓸데없이 유명해진 작품 같기도 하고....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모나리자가 되었다.

줄 서서 모나리자 앞에 가서 셀카를 찍기엔 너무 혼잡했고 혼자인지라 팔도 짧아서 패스한다.

나에게 또 올 기회가 있다는 바보 같은 생각에...


오픈 런 해서 모나리자로 가기엔 난 길치였기에 들어서자마자 길을 잃어서 미로처럼 헤매었다.

그것은 다 후진 오디오 가이드 때문이다.

그림들을 보 흥분한 나머지 유령처럼 뭘 봐야 할지 헤매기 시작...그냥 놀이공원 온 아이 처럼 몇 분은 감동과 멍함~

사실 시차도 아직 적응이 안 되어 몸이 천근만근 무거운 데다 3일 동안 쉬지 않고 흥분상태로 돌아다녔으니....

대망의 루브르에서 저질체력 발현 1시간 만에 한계가 와서 진땀이 난다.


일단 카페테리아를 찾아나와 30분 쉬었다.

혼자 와서 쓰러지면 누가 날 도와줄 것인가...정신줄 잡고!!!

정말 맛있게 보이지만 맛없는 빵으로 당을 보충하고 (여기도 20~30분 줄을 서야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전쟁통 같은 인파가

평일이라는 점에 다시 한번 놀란다.

오후엔 한가하다 던데 리 지막날 오후에 왔을 때도 전히 인파는 많아 보였다.

아마 코로나 이후 보복 여행으로 엄청난 관광객이 있지 않은가 싶다.


다시 한국어 지도와 오디오 가이드를 불끈 쥐고 한라산 도전하는 산악인처럼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시 회화관으로 향한다.

여행 오기 전 꾸밈은 포기!운동화 좋은 거 사길 잘했다.

1년 동안 아파트 커뮤니티에서 꾸준히 한 요가로 단련된 다리와  중년여성의 정신력을 보여주마!!!

루브르 널 다 보고야 말겠어~아도겐~~~


루브르는 내가 학교 때 배웠던 유명한 그림들이 정말 많이 걸려 있어서 가슴속 동이 밀려온다.

그 그림들 속에서 계속 길을 잃으며 뱅뱅 돌아본다.

아... 여긴 봤던 거 같은데... 산에서 길을 잃으면 이런 기분일까...우...그래도 행복한 건 왜 일까?


오디오 가이드를 믿고 다시 도전해 보려고 했으니 결국 들라크루아 작품도 못 찾아 엉뚱한 으로 나온다.

3시간 후 방전되어 가열 감히 야간 피라미드 풍경까지 보려는 계획을 세우다니... 헛웃음이 난다.

욕심을 버리고 야간개장날 다시 와서 피라미드 야경셀카도 찍고 놀자라고 오늘은 이만... 포기한다.


(*나중에 안 사실은 야간개장은 무료라서 인터넷 선착순이었다는 사실이다.

열심히 가서 피라미드 앞에서 기다리다가 결국 입장을 못하는 바보 같은 여자였다.

홈페이지에서 뭘 본 거니... )

정말 압도되는 대작들에 화가들의 영혼이 느껴진다.

이걸 그리려고 그 시대에 얼마나 고생했을까.

벽뿐 아니라 천정에도 놓칠 수 없는 화려함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천정화에서 나폴레옹 찾는 재미도 솔솔 하다.

구불구불 길을 잃다 보면 도착하는 조각공간이 정말 멋있었다.

대가들의 조각상 앞에선 그냥 가만히 앉아있어도 눈이 호강하는 느낌이다.


박물관 와서 스케치하려고 1년 동안 문화센터도 다녔다. 드로잉하려고 가져온 작은 스케치북은 볼 게 너무 바뻐서 꺼내지도 못한다.

아이들의 놀이공간, 가방 맞기는 사물함, 아픈 다리를 쉬어가는 곳도 있네... 구석구석 배려가 넘친다.


루브르는 마지막날 다시 오게 되는데 그때서야 정신 차리고 좀 여유롭게 보게 되었다.

오디오 가이드가 더 혼돈스러워서 안 빌리고 다시 고전회화부터 찬찬히 보고

포기할 곳은 포기하고 박물관의 예쁨만 즐기는 코스로 변경...

그 조차도 3시간이면 허리가 아프다.


어느 노부부도 힘드신지 부인이 남편에게 사탕하나를 입에 넣어주시고 서양인들도 유교사상이 있는지 부모님 모시고 휠체어 밀고 오시는 분도 꽤 있다.

세 개의 계단도 휠체어가 올라가게 기계가 설치되었어서 우리나라 장애인 시설이 얼마나 후진적 인지도 깨닫는다.

이렇게 잘 되어있으면 걷지 못하는 더 늙은 나이에 와도 전혀 문화와 예술에서 뒷전에 될 수가 없겠구나....


뉴욕 뮤지엄에서도 몇백억 짜리 그림 앞에서 물감과 흙을 튀기며 모사하는 학생들 모며 놀랐는데...

유리에 가까이 가기만 해도 삑삑거리는 우리나라 시스템과는 다른 이유가 이들은 너무너무 보물이 많아서인가?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예술에는 아낌없는 그들의 투자가 부럽다.

다시 파리에 간다면 루브르 조각정원에서 스케치를 하고 싶다.


루브르 티켓이 있으면 다음날까지 <국립 들라크루아 기념관>이 무료입장 가능하다.

국립 들라크루아 기념관은 들라크루아가 살았던 집이다. 파리에서 제일 오래된 생제르맹  프레 성당그림을 그리려고 말년까지 살았던 집인데 정부에서 사들여서 작은 기념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가 가꾸었던 정원도 뒤에 작게 있는데 4월이 아직 추워서 꽃이 없어 아쉬웠다.

옛날 화가들은 정원 가꾸기가 취미였나 보다.

관람객 대부분은 규모가 너무 작아서 실망했다 정원을 안내해 주니 그나마 만족한 눈치다.

가이드가 자꾸 숨겨진 정원도 보고 가라고 안내하는 이유가 있는 듯하다.

규모가 작은데도 직원이 많다.

7유로로 입장권은 싼 편이지만 바쁜 일정의 여행자라면 허무한 곳이다,

그래서 그 근처 들라크루아가 그린 그 성당 <Eglise de Saint-Gewman-des-Pres> 생제르맹 데 프레를 보러 가기로 일정에 추가한다.

현지에서 정보 가지치기를 해서 찾아낸 숨은 명소들 보는 재미가 솔솔 하다.  


파리 와서 음식점이 거의 실망이라 유튜브에서 찾아놓은 숙소 근처  쁘띠 마르쉐(LE PETIT MARCHE)라는 식당에 갔다. 한국인이 많았고 고기의 크기는 놀랍도록 작았지만 맛은 괜찮았다.

음식점은 한국인에게 유명한 맛집이라 많은 동포를 많이 만났다.

혼자 여행 온 여학생이 많다는 사실에 용감하다고 느낀다.

반가운 마음에 한국말로 막 말하고 싶었지만 꼰대라고 할까 봐 몇 마디만 하고 참았다.

나도 딸 있었다면 어느 모녀여행객처럼 재밌었을 텐데... 문득 외로움을 벌써 느낀다.




돈 벌러 간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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