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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근엄마골골여행 Apr 29. 2024

(30)루브르와 함께한 파리의 마지막 날

집에 가기 싫은데....

이제 여행이 끝나간다.

마지막 날

루브르 티켓을 갖고 싶어서 현장결재를 시도해보려고 했으나 괜히 까불다가 1시간 서있을 수도 있다.

왜냐면 월, 화가 루브르 휴무였으니 수요일 마지막날 2시 30분으로 예매를 해놓고 결국 루브르 티켓은 포기했다. 그렇게 용감하지 않은 중년이라 줄 서는 거 포기한 예약 마니아.

처음과 마지막을 함께한 루브르는 여전히 감동적이었다.

조각정원을 다시 한번 보고 모나리자를 지나 교과서 그림들을 다시 한번 감상한다.

그때 있었던 그림들이 해외로 돈 벌러 가서 없는 애들도 꽤 된다.

피아노도 뜬금없이 있어서 놀랐다. 여기서 멋진 공연도 하려나보다.

처음과는 달라진 풍경에 또 색다른 루브르.

이제 조금 길이 눈에 익는다.

처음 왔던 루브르는 길 찾는다고 시간 많이 보냈는데 이제 내가 원하는 그림을 향해 찾아갈 수 있었다.


여행 초엔 5만 원의 식사가 욕 나왔지만 이젠 집에 갈 때가 되니 무감해지고

지엄 입장료가 제일  싸게 느껴질 정도의 파리물가.

몽쥬약국이 유명하다길래 갔는데 비는 오고 배는 아픈데 화장실을 저 옆에 맥도널드로 가란다.

그렇게 한국 직원까지 두며 장사하는 큰 약국에 화장실이 없어서 100m 떨어져 있는 좁은 맥도널드 화장실까지 가라는 또 하나 이해 안 되는 직원들만 숨겨놓고 쓰는 야박한 화장실문화


뮤지엄은 너무나 깨끗하고 관람하기 좋게 가방도 무료로 맞아주면서

정작 돈 버는 쇼핑하는 곳들이 화장실이 없다니. 희한한 경험이었다.

모노플릭스에서 <Merci Handy 메르시 핸디>라는 핸드숍 브랜드 큰 용량을 발견하고 너무 반가워서 샀다.

핸드숍 향이 상당히 지속성이 좋아서 파리 가면 또 사 오고 싶은 기념품이다.


비가 자주 와서인지 우버나 볼트가 어제는 7유로였는데 14유로 시간 따라 급변하는 택시값.

호텔 이동할 때와 베르사유 갈 때 공항 왕복 때만 이용했던 우버나 볼트는 영어 한마디 못하는 나도 앱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다.


어느 날은 14유로 주고 택시 타기엔 아까워서 파리 지하철 체험하기로 결정.

대충 기계를 누르니 내 카드 비밀번호 4자리를 누르라고.. 나름 철저한 기계.

몇 번 버벅거리다가 티켓 발권에 성공하고 구글을 켜서 숙소 근처 지하철에서 내렸다.

혼자 타는 파리 지하철 도전!! 도 성공.


드디어 집에 가는 건가?

짐정리를 하는데 40일이 추억이 담긴 자석과 기념품들이 뿌듯하네.

꿈같았던 파리...


마지막 호텔 <호텔 스웨덴>은 제일 맘에 안 들었던 호텔이었다.

비용도 비싸고 부대시설도 별로였고 아고다 사진 사기가 젤 심했던 호텔...

그러나 오르셰와는 제일 가깝고 맛있는 1664 생맥주가 있었던  곳.  

파리호텔은 6층이 거의 꼭대기 층 펜트하우스이다.

창이 작아도 파리는 건물이 낮아 하늘이 많이 보여 답답하지 않다.

있을 땐 불편했지만 지나고 보니 여행은 언제나 그리움을 자극한다.

다락방 모양의 유리 천장에 부딪히며 시끄럽게 내리던 폭우도 그립네.


공항으로 갈 우버를 부르고 호텔 앞에 서 있는데

한 번도 말 안 시키던 호텔 사장인 듯 한분이 나와서 캐리어 들어줄 생각은 안 하고

파리여행 좋았냐고 뜬금없이 질문을 한다.

40일 있다가 간다고 하니까 뜨아 놀라며 자기 호텔 어땠냐고 묻는다.

10일 내내 공사소음과 먼지, 냄새로 고생했는데...

이제 와서 뭐래냐...

공사 소리가 시끄러워 밤비행기인데도 12시에 그냥 짐 싸들고 공항으로 일찍 출발.

3성급 호텔은 오래된 고택을 개조해서 작은 호텔로 운영하는 곳이 많다.

정말 더 꼼꼼히 찾는다면 더 멋진 곳도 많을 것 같다.

나의 마지막 파리 호텔을 뒤로하고 개선문을 지나 공항에 도착했다.


그렇게 철저히 무언가를 계획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공항에서 다섯 시간 놀면서 긴장이 풀려서인가 왜 캐리어 무게가 23kg이라는 것을 간과했을까?

5kg이나 오버돼서 기내용으로 급하게 옮기고...

눕코노미는커녕 비행기는 만석이었다.

옆 외국인 고도비만 아저씨 덕에 너무 괴로워 한숨도 못 자고 내렸다. 나도 못 빼는 살인데 이해해야지... 하면서.

다음엔 마일리지로 비즈니스 예약에 성공하리라 다짐을 한다.

놀라운 일은 이 파리 공항에서 어느 지인을 화장실에서 만났다는 사실.

세상이 이렇게 좁은가 새삼 놀란다.


비몽사몽 내려서 아들과 아들친구가 공항에 나와주니 얼마나 기쁘던지...

바로 먹고 싶었던 냉면과 차돌박이를 먹으니 MSG가 세포까지 느껴진다.

이후 1주일은 배탈이...

역시 나는 심심한 파리음식이 잘 맞았나 보다.


미뤄뒀던 지난 파리의 기억을 짜깁기해서 꺼내어 이제야 정리하니 파리에게 미안하네.

또 보자 파리야.

이번에 못 봤던 센강 알렉상드르 3세 다리 야경을 즐길 훗날을 기약하며

À bientô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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