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팔레 드 사이요>는 세 번째 호텔이다. 사이요궁 근처... 사이요궁은 결국 뭔지 알지 못했지만...
6층으로 줘서 기대를 했는데 코로나로 1인실 오랫동안 안 쓴 거 같은 퀴퀴한 냄새가 난다.
뷰도 굴뚝뷰..
역시 돈은 공평하구나.
호실 표시가 없는 문하나가 더 덧대어있어서 한참 내 방을 찾아 당황.
용기 내어 순서라면 여기일 것 같은 벽에 붙은 문을 열어보니 호실이 적힌 문이 보인다.
2중 문이라 엄청난 방음효과.
청소하는 분 <루팡> 주인공 같이 생긴 키 큰 흑인 남자직원이 마구 문 따고 들어와서 어마하게 무섭고 놀랐다. 나중엔 인포메이션 남자직원도 막 들어오고... 이게 뭐지..라고 생각했는데...
여기는 직원들 휴게실이었나 보다.
잠가놔도 마스터키에는 열렸다. 뭐 내가 예쁜 아가씨가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이냐.
누구도 흑심을 품지 않으니 안전하다!!!
그래도 엄청 놀라고 깜짝 놀랐는데 이미 파리에서 20일이 지난지라 뭐 견딜만했다.
그래도 샤워는 처음으로 편하게 제대로 했다.
샤워기와 샤워부스가 부스가 널찍하니 제대로 설치된 곳이다.
화장실 공간도 따로 있다.
1년 전 예약이라 이 정도의 호텔을 얻을 수 있는 듯... 지금은 호스텔도 이 가격이다.
보통 냉장고도 물도 없는 3성 호텔의 가격이 25~35만 원이니... 파리의 호텔은 그래도 방이 없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이 호텔이 에펠의 베스트뷰 (트로카데로 광장) 장소와 가깝고 1일 지베르니 만남의 장소 와도 가까운 편의시설도 많고 제일 좋았던 호텔이다.
혹시 또 파리에 온다면 이곳에 한 달 묶으면서 아쉬웠던 파리를 다시 즐기고 싶다.
맘먹고 상제리제 야경 찍으러 7시쯤 나가니 친절한 인포메이션 직원이 조심하라고 말해준다.
혼자 밤에 나가니 파리가 위험하긴 한가?
그러나 아무도 나에게 위협을 가하는 사람은 없는 덩치 큰 용감한 아줌마!
<Champs-Elysees> 읽기는 힘들지만 이런 역에 내리면 상제리제거리와 에투알 개선문이 보인다.
물론 난 숙소에서 20분 걸어왔지만...
개선문을 빼면 그냥 평범한 강남거리다.
개선문 꼭대기에 삐죽삐죽 뭐가 장식되어 있다
나무인가?
나의 갤럭시 22+로 당겨서 보니 뜨아... 관광객이었다.
거기서 보는 뷰는 더 예쁠 거라 생각하지만 난 첫 파리이기에 역시 에펠처럼 올라가고 싶지는 않았다.
기다려도 상제리제 가로등이 켜지지 않아 숙소로 가려는데...
9시 30분쯤 갑자기 켜지면서 사람들의 환호성이... 화이트 에펠과 같네...
에펠은 천천히 그러데이션으로 노란불이 켜졌다가 9시 정각에 사이키 반짝이가 켜진다.
상제리제 가로등 불빛도 만만치 않게 예쁘다
갑자기 도로 가운데 안전공간에서 사진 찍기는 거의 처절한 기싸움들이 벌어진다.
뒷사람의 눈치에도 혼자인에도 지지 않고 내 충분한 사진을 찍은 뒤 비켜줬다.
갑자기 야경을 보고 싶었지만 못 봤던 알렉상드르 3세 다리가 기억난다.
당장이라도 가고 싶을 정도로 가깝지만...
쁘띠팔레가던길
너무 멋진 조각 때문에 그 다리 건너기 힘들었다
다리에 불이 켜지는 야경이 예술이라던데... 9시 이후
해가 일찍 지는 늦가을에 파리를 다시 와야 야경을 실컷 보겠다.
셀카 삼매경에 어느 세 아이를 거느리며 여행온 아저씨와 바꿔가며 사진 찍어주기도 하며 건너는데 한 시간 걸린 다리.
꼭 야경을 보러 가보시라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