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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운장 Jul 15. 2020

그들은 왜 리얼리티쇼에 출연 하는 걸까

테라스하우스 도시 남녀를 보고 느낀 점

넷플릭스에서 테라스하우스 도시남녀편을 보고 있다. 


일본의 청춘 남녀(남3, 여3)가 도쿄의 모처에 있는 저택에 모여 동거 생활을 하는 모습을 담은 리얼리티 쇼다. 요리를 해먹고 같이 운동도 하고 수영도 하고 서로 마음이 들면 데이트를 하고 고백하고 차이는 모습을 담았다. 1,2화 정도 보고 안보겠지 하며 무심코 보기 시작했는데 왠걸 계속 보게 된다. 나에게는 과거인 20대 초중반이 느끼는 감정들이 그리운걸까. 보면서 느꼈던 점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보겠다.



느낀점 1. 진솔하게 자신에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청춘들


대학생, 이제 갓 사회인, 사회인이 되려는 준비 단계의 청춘들이 나온다. 초반에 바리스타인 여자에게 꿈이 명확하지 않다며 탭댄스를 추는 남자가 술을 마시며 쪼아대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 새낀 뭘까 뜨악 하면서 봤다. 꿈을 명확히 가지라고 말하는 꼰대스러운 모습을 봤다고나 할까. 하지만 저렇게 같이 사는 동거인들의 고민이나 꿈을 들어주며 서로 격려해가는 모습이 사회인 10년차인 내 눈엔 신선했다. 꿈? 이란 단어에서 나는 얼마나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가.



느낀점 2. 리얼리티쇼의 압박감 


꿈을 명확히 가져야 한다고 자신감 있게 쪼아대던 탭댄서의 트위터는 난리가 났다. 나와 같이 불편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악플을 달았던 것. 그 뒤로 탭댄서의 태도는 다소 조심스러워졌고 배려를 하는 것 처럼 보였다. 수백만명의 시청자를 의식하지 않을수 없으리라. 


남녀가 데이트를 하는데 고백하고 차이는 모습이 여과 없이 나온다. 나같으면 절대로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순간들. 지구에 사는 누군가 한 사람은 내 모습을 보고 비난하겠지. 내가 본 테라스하우스 편은 아니지만 근작에서 테라스하우스에서 있던 일로 비난을 받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경우도 있다. 악플을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누구에게 주목받는 삶이 쉽지는 않은 듯 출연자 몇몇은 어려움을 토로하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영원히 자신의 이미지가 박제가 되는 순간. 자신이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이미지가 굳어버리는 순간을 일반인이 감당하기가 쉽지 않으리라. 평생 낙인이 될 순간들을 지구촌의 수백만 시청자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느낀점 3. 유명세를 얻어 자신의 사업이나 커리어를 준비하는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연자들은 노림수가 있어서 테라스 하우스에 출연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모델, 연기자를 준비하는 출연자도 많았고, 테라스 하우스의 유명세를 이용해 자신의 커리어를 더 밟아 나가려는 출연자들도 보였다. 현대 사회에서 인기를 얻는 건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으므로.


느낀점 4. 나에게도 있었던 감정들. 없어져 버린 마음에 대해


출연자는 언제든 졸업을 할 수 있다. 말그대로 집을 나가는 것. 그 빠진 자리는 새로운 출연자가 메꾼다. 출연자가 졸업을 할때마다 조촐히 집에서 파티를 열거나 외식을 하는데, 어제 본 편에서는 남자 둘이 헤어지는게 아쉬워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고 오래도록 만나지 못한 친구들이 생각났다. 일본 유학생 시절 알고 지냈던 중국인 친구와 몽골인 친구. 순수한 마음으로 기숙사에서 안부를 묻고 서로 놀았던 기억이 났고, 이제 10년도 더 넘은 기억이라 마지막 어떻게 헤어졌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약간 나도 눈물이 났는지도.


글을 마치며

나에게도 테라스하우스의 출연자들의 고민을 가진 시기가 분명히 있었다. 진지하게 꿈을 얘기하던 시절, 친구의 안부를 걱정하며 사회에 막 나서려고 하던 그때, 그리고 사회에 나왔을 때. 앞으로 어떻게 또 살아야할지 고민했던 그 때 말이다. 그때의 마음가짐을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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