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머핀

예상과 다르면 어때?

by 고목나무와 매미

"영국 사람들이 매일 아침마다 꼭 먹는다더니 별 것도 아니구먼~."

"맥머핀 스타일이라더니 전혀 다른데?"


아부지가 만든 잉글리시 머핀을 먹고 나서 아부지와 나는 각각 다른 이유로 당황했다. 아부지는 처음 시도해보는 빵이었기에 이전에 만들었던 빵들과는 전혀 다른 맛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잉글리시 머핀의 맛도 이전의 다른 빵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는 평소에 즐겨 먹던 맥머핀의 맛을 생각했었다. 아부지의 잉글리시 머핀은 맥머핀과 전혀 다른 맛이었다.


잉글리시 머핀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 아일랜드에서 하인들을 위해 자투리 밀가루에 감자를 으깨어 넣고 납작하게 만든 후 프라이팬에 튀긴 것이 시초라고 한다.(두산백과) 원래 잉글리시 머핀을 만들 때 생이스트와 마가린을 넣는다. 하지만 천연발효종, 밀가루, 물 외에 최대한 다른 재료들을 넣고 싶지 않았던 아부지는 다른 레시피를 참고했다. 이스트 대신에 천연발효종으로 반죽을 숙성시켰다. 대신 이스트 없이도 빵이 잘 부풀 수 있도록 발효종을 하루 숙성시켜 스펀지종을 만들었다. 마가린이나 버터는 넣지 않고 풍미를 살리기 위해 반죽할 때 물 대신 우유를 넣었다. 여기에 해바라기씨와 호박씨를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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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먹기 전에 겉이 바삭바삭하고 속이 쫀득한 식감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광파 오븐의 한계로 겉이 기대만큼 바삭하지는 않았다. 대신에 우유로 반죽을 했기에 기존에 아부지가 만들던 깜빠뉴보다 속이 더 부드러웠다. 여기에 아끼지 않고 넣은 해바라기씨와 호박씨가 고소한 맛과 오독오독 씹히는 맛을 더했다. 맥머핀에 들어가는 달걀 프라이와 베이컨 대신 아부지가 직접 키워 만든 바질페스토와 모짜렐라 치즈, 토마토를 곁들여 먹었다. 머핀의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각각의 재료의 맛을 더 돋보이게 했다. 영국이 아닌 이탈리아에서 먹는 샌드위치의 맛이었다.


아부지의 잉글리시 머핀은 아부지와 나의 예상과 완전 다른 맛이었다. 식감도, 맛도, 곁들여 먹는 음식도 모두 우리의 생각과 빗나갔다. 하지만 발효종을 사용한 덕분에 일반 잉글리시 머핀보다 더 건강했다. 그리고 더 보들보들했고 더 고소했다. 예상과 다른 맛이면 어떤가, 맛있으면 되지! 그런 의미에서 아부지의 잉글리시 머핀도 대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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