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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많은김자까 Dec 10. 2020

brunch. 다리가 됐고, 계단이 됐다

이 얼마 만인가요?

바쁜 일상을 살면서도 늘 잊지 않았습니다.

늘 브런치를 떠올렸고 달려오고 싶었습니다.

여전히 데일리 라디오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고,

외에 주말 티비 라디오 하나씩을 더하고 있습니다.

짬짬이 유튜브 방송을 제작하고 있고,

어미는 바쁘지만 코로나 시대에 2녀3남, 아이들은 한가로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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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시나리오 얘기를 잠깐 하고 가겠습니다.

2019년 7월2일 브런치작가가 됐고,

100일만에 브런치를 통해, 영화사로부터 시나리오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안을 받은 지 한달만에 투자사 제작사 세분의 대표님과 만났습니다.

이후로도 여러차례 미팅을 통해 우리 영화의 기획을 단단히 그려갔고,

드디어 한달여 전에 저의 1차 졸고가 나왔습니다.


'나는 처음에 받은 초판본의 책갈피에 그날의 초대장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데, 당시의 내 기분은 무엇보다 안도감이 가장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책을 완성했을 때 나는 드디어 제법 괜찮은 작품을 써냈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들도 내 생각에 동의할지는 확신할 수 없었고, 만약 이 책이 널리 호평을 받지 못한다면 내가 좋은 작품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른다는 뜻이니까 글쓰기로 괜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소설에 대한 반응에 내 장래가 걸려 있었던 것이다.'

<한밤의 아이들 (Midnight`s Children)>

-살만 루슈디(Salman Rushdie) 작가서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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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랬습니다.

4박 5일간의 자가 호텔연금 끝에,

10월말 1차 시나리오를 탈고했습니다.

인생 첫경험이었고, 첫걸음. 처음엔 구상만으로도 탁월하다고 생각했던 씬도 있고,

부족하고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씬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창작하는 입장에선

수번 수십번 수백번을 반복해 읽다보면,

그냥 내가 쓴 모든 활자들이

죄다 쓰레기 같아지는 순간이 옵니다.

평범하고 지루하고 ‘글’이 아닌 쓰잘때기 없는 활자들의 나열로 보이는.

의기소침해지다...‘이번에 아니면 다 때려쳐야겠다’

‘깜냥도 안되는 게 글쓰기 말쓰기로 괜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하면서도

일말의 기대를 하고, 다시 좌절하고...기대했다 좌절했다...반복을 했습니다.

무엇보다 내 초고를 받아 읽어볼

계약한 상대들로부터 들을지 모르는 한숨소리나

우로 좌로 떨군 고개들을 생각하며, 고통스러웠다. 혹시나 무너질까 두려웠던 자존심과 자존감 때문에.


원고를 넘기고 하루동안의 잠잠함이 되려 불안했지만,

이튿날 걸려온 제작사 대표님의 전화는 또한, 피하고 싶었습니다. 하필이면 그때 미역국을 먹고 있었거든요.

투자사 제작사 대표님들과의 미팅 약속도 최대한 미루고 싶었다.

하지만, 전 피할 수 없는 전화를 받았고, 대표님들을 만났습니다.


결론은 "만족한다"

'올해 안에, 최종 탈고를 하고. 신년초엔 감독을 정한 후 곧 캐스팅에 들어간다.'

계획은 이렇습니다.

잘하면 조만간 극장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간 코로나가 썩 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기획하면서, 언제나 으쌰으쌰 응원해주시는 대표님들께 감사합니다.

이번 주말엔 최종 탈고를 위해, 2박3일 호텔 연금에 들어갑니다.


제 꿈의 다리가 되고, 계단이 되어 준 브런치팀에도 감사드립니다.

별것없는 제 글을 기다려주시고, 우리 아이들을 응원해주시고...

인별로 찾아와 응원해주시는 구독자님들께 특히특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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