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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많은김자까 Nov 17. 2019

희망서울대생의 박원순 미워하기

다자녀 시트콤 일상

2녀3남 다자녀 시트콤 일상.

아주 오랫만에 둘째 2호의 이야기.


#희망서울대생의 박원순 미워하기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 된 날, 자정을 즈음해 광화문 일대에서 축하행사가 열렸다.

생중계로 방송되는데, 벅찬 마음으로 시청하던 당시 중2 2호가

박원순 시장이 나오자 버럭 화를 냈다.


"(버럭) 전 저 사람이 싫어욧!!"

"누구?"

"저 사람. 박원순 시장이요"

"이 자식이, 어디서 어른한테 저 사람이야."

"죄송해요. 그런데 저 아저씨가 싫은 건 싫은 거라고욧"

"(시큰둥) 왜? 박원순 시장이 너더러 뭐라든?!!"

"저 분이 서울대를 없앤댔어요?"

"그런데? 서울대를 없애는 게 뭐? 너랑 무슨 상관인데?"

"제 모교를 없앤다잖아요."

"(세상기막)넌 모교의 뜻을 알기나 하고 모교 타령이냐?

니가 졸업을 했어야 모교지. 이제 고작 초졸 녀석이!!"

"제가 갈 학교니까욧"

"(세상같잖)니가?"(2호의 중학교 현재 고등학교 성적은 기껏해야 중간 살짝 위다)

"네 전 서울대에 갈거에요"

"가!! 내일 아침에 눈뜨자마자 가.

종로2가에서 501번 타면 가더라.

서울대 들어가서 연날리고 오는 건 뭐라 안하더라

영역표시한다고 오줌 싸고 오지 말고!"


#희망서울대생의 고민


2호 : 엄마

나 : 왜

2호 : 저 고민이 있어요.

나 : 헛소리하면 죽는다

2호 : 저 정말 심각하다고요

나 : 말해봐

2호 : 저 하버드대를 갈까요? 옥스포드대를 갈까요? 서울대를 갈까요?


다시 강조하지만, 고1 우리 2호의 성적은 인서울도 넙죽 감사할 지경입니다만.


나:    (세상 시큰둥, 세상 관심없는) 뭐하러 멀리가. 가까운데 가. 서울대.

2호 : 그쵸? 아무래도 그래야 겠죠?


세상 뻔뻔하고, 세상 같잖았다.


2호 : 그런데, 엄마!! 말씀하시는 데 굉장히 성의가 없고, 영혼이 없으신 거 같은데요? 제가 설마 잘못 본 거겠죠? 서울대 가라고 하시는 데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닌가요? 아니면, 절 못믿으시는 건가요??

나 : (아무렴 널 못믿지. 안믿지.) 싸잖아. 하버드랑 옥스포드보다 서울대 등록금이 싸

2호  : 아....알았어요. 우리집에 애도 많은데, 제가 싼데 가야죠. 그렇게 할게요. 그냥 서울대 갈게요


이제 고1, 사나흘에 한번 생각나면 책을 펼까말까하는 2호 녀석의 목표는 아직도 서울대다.

괜히 내가 서울대에 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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