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에게 배우다

-빛이 머문 순간들

by 푸른 오리

거미에게 배우다


수풀 사이, 거미줄에 붙어있는 거미 한 마리 이른 아침부터 거미줄 쳐놓고 먹이 기다리고 있는,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한없는 기다림 운명인 듯 수용하는 자세로 웅크리고 있다


바람이 스쳐 지나가며 거미줄 슬쩍 건드렸다 놈은 자세를 바꾸지도 않고 단단한 정물처럼 꼼짝 않고 기약 없는 시간들을, ‘언젠가는’이라는 강철 같은 희망으로 버티고 있다


놈은 오늘 하루를 살아내고 일용할 양식을 구하고 결국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살아남은 놈은 강하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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