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울 땐 독서
저자는 세상에 적응하고 싶지도 않지만, 지고 싶지도 않아 이 책을 썼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그녀는 외로운/의로운 이들이 연대하고 위안받기를 원한다. 그리고 약자의 경험이 새로운 언어와 윤리의 자원이 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머리말에서 저자는 이 책의 핵심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젠더를 해결하려면 젠더를 가시화하는 동시에 젠더를 넘어서야 한다. 젠더를 조금이라도 해체하고 무력화해야 한다...... 페미니즘은 근원적으로 그 구별(젠더)에 반대하지만, 그 구별이 만들어낸 효과(차별)로서 젠더가 작동하는 현실을 문제 삼는다...... 페미니즘의 주장은 언제나 '차이가 차별이 된 것이 아니라 권력이 차이를 만들었음'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차이와 차별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책 제목처럼 그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고정관념, 부정, 불의의 현장에 낯선 시선을 들이댄다. 낯선 시선으로 들여다본 현장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을 전복시켜 은닉해 있던 어떤 진실을 아프게 드러냈다.
나 역시, 여성임에도 살아오면서 무의식적 '남성주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불편했고 놀랐다.
익숙함은 편하지만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시대마다 정의와 진리의 색깔이 달라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세상의 정의는 권력의 갑이 정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갑과 을의 이분법이 없는 세상을 지향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페미니즘이 아닐까.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진리가 누구에게나 진리로 실현되는 시대는 진정 도래할 것인가.
작은 것이 모여 큰 것이 되듯이, 한 개인의 어두운 의식에 페미니즘의 빛이 스며들어가 하나의 작은 등불이 되고, 그 등불이 수많은 들불처럼 번져나갈 때, 세상은 좀 더 환해지지 않을까.
그런 세상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