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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오리 Dec 26. 2020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김영하 장편소설/문학동네

  -외로울 땐 독서

 책 제목도 눈길을 끌었지만, 제목 아래에 쓰인 한 줄의 문장이 가슴에 날카로운 파편처럼 깊숙이 꽂혔다.

 '왜 멀리 떠나가도 변하는 게 없을까. 인생이란.' 


  책 맨 앞 장에는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 클림트의 <유디트 1>, 들라크루아의 <사르다나팔의 죽음>의 그림이 있다. 이 그림들은 다 '죽음'을 다루고 있다.

 작가는 이 그림들에게서 받은 죽음에 대한 인상을 소설로 쓴 듯하다. 


 주인공인 '나'는 신문에 '당신의 고민을 들어드립니다.'라는 광고를 내고, 자살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그에 대한 보수를 받는다. 그는 살인자가 아니며 다만 삶에 지친 사람들을 도울 뿐이며, 일이 끝나면 여행을 떠난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그는 고객과 있었던 일을 소재로 글을 쓴다.


 그에게 있어서 삶과 죽음은 지척의 거리에 있는 듯하다. 죽음을 삶처럼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그의 태도는 냉정하다기보다는 천연덕스럽게 보이기까지  했다. 죽음 또한 삶의 한 부분이라는 것이겠지만.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삶의 본능인 에로스와, 죽음의 본능인 타나토스를 밀도 있게 그려냈다.

 김영하의 색깔이 선연하게 드러나는 첫 장편소설.

 1996년도 제1회 문학동네 신인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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