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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오리 Dec 29. 2020

나무 철학/강판권 지음/글항아리

  -외로울 땐 독서


 
 나무를 화두로 '수학树学'이라는 자신만의 학문 체계를 만들고 있는 생태 사학자 강판권의 15번째 책.
나무를 스승으로 삼아 삶의 철학을 배우는 저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는 공자가 추구한 배움의 방식 '일이관지-日一贯之', 즉 하나로 모든 것을 꿰는 방식을 언급했는데, 이런 '일이관지'의 모습을 그에게서 볼 수 있었다.


 책에서 단풍, 낙엽, 아까시나무, 오동나무, 대추나무, 목련 등 여러 나무의 생태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덤으로 얻은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나무들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나무를 자세히 관찰하고 나무와 대화를 나눈다면, 나무는 내게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지 모르겠다.
 그동안 집 근처에 있던 수많은 나무들을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스쳐 지나가버렸던 것이 마음에 걸린다.
 지난봄에 수줍게 분홍빛 꽃을 피우고 있던 모과나무들, 눈부시게 환한 빛깔로 타올랐던 이팝나무들과 싱싱함 초록을 내뿜던 이름 모를 수많은 나무들.... 모두 치열하게 삶을 살았던 것이겠지. 지금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렇지만 지금의 휴식은 또 다른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 과정일 것이다.
 긴긴 회색빛의 코로나의 계절이 얼른 지나가고 싱싱한 초록의 봄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나무야, 나무야! 너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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