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고샅길
나는 왜 글을 쓸까?
내 속에 있는 뭔가를 내보내기 위해서인가, 혹은 누군가의 인정을 바라는 은밀한 욕망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삶이 너무 허무해서일까.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고, 또 읽는다. 글을 쓰는 것은 자기를 드러내는 일이고, 글을 읽는 것은 누군가를 훔쳐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기를 드러내는 행위와 그를 훔쳐보는 행위는 동전의 양면일 뿐이다.(표현이 너무 진부하다. 그러나 당장은 더 나은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드러내는 행위와 훔쳐보는 행위는, 결국 자기 존재를 확인하고 싶은 욕망 내지는 외로움 때문일 듯하다.
사랑이 이런 욕망이나 외로움을 구원해줄까? 어느 정도는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절대 고독의 천형(天刑)을 받은 존재이다. 이 고독은 각자가 짊어져야 할 몫일뿐.
글쓰기는 무력하지만 자기 구원의 한 방식이 될 수 있다, 고 생각한다.
나는 그 속에 아무것(nothing)도 없는 글을 쓰며, 내가 아무(nobody)도 아니라는, 사실증명을 무한 반복하고 있다.
그것이 살아 있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몇 개 안 되는, 즐거운, 혹은 괴로운 유희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