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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오리 Jun 16. 2021

11분/파울로 코엘료/문학동네

 -외로울 땐 독서


작가는 1997년 이탈리아 만토바에서 강연을 마친 후 누군가가 보낸 원고를 읽게 된다. 그 원고는 브라질 출신의 창녀가 자신의 경험에 대해 쓴 것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코엘료는 성(sex)에 대한 소설을 쓰기로 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 이름은 '마리아'인데, 그 이름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창녀의 이름이 성녀 마리아와 같으니 말이다. 내게는 '성과 속', 양면성에 대한 상징으로 느껴졌다.


브라질 사람 마리아는 운명에 휩쓸려 우연히 스위스로 가서 창녀가 되지만, 그녀는 일기를 쓰고 책을 읽으며 자기 자신을 잃지 않는, 아주 강인한 여자이다.

작가는 마리아의 내면을 통해 성(sex)이 성스러운(saint) 경지에까지 이를 수 있음을 치밀한 과정을 통해서 보여 준다. 창녀와 성녀의 경계는 어디쯤에서 나누어지는 걸까. 확실치는 않지만 영혼이 고귀한 '빛'이 되는 어느 지점이 아닐까.


사랑에 대한 코엘료의 고찰이 무척 아름답게 느껴지는 구절이 있었다. 사랑에 대한 매혹적인 정의인 듯하다.


사랑은 타인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속에 있다. 그것을 일깨우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하지만 그것을 일깨우기 위해 우리는 타인을 필요로 한다. 우리 옆에 우리의 감정을 함께 나눌 누군가가 있을 때에야 우주는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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