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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오리 Nov 26. 2021

가장 중요한 것/아디야샨티 지음/불광출판사

 -외로울 땐 독서


 -삶의 가장 깊은 중심에 두어야 할 단 하나의 진실


 이 책은 서구 영성계의 차세대 지도자 아디야샨티가 ‘은총의 순간(Moments of Grace)’으로 이름 붙인 음성 기록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그의 <들어가는 말>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글귀를 옮겨본다.


 우리 삶은 순간마다 창조되는 이야기이고, 매일 새로운 장이 쓰이는 끝없는 소설이다. 그리고 주의 깊게 보면 그런 이야기들에는 은총의 순간이 있음, 그 순간에 지혜, 사랑, 이해가 선물로 주어진다는 걸 알아차리게 된다. 그런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고 삶을 더 낫게 변화시킬 수 있다. (9~10쪽)


 삶을 살다 보면 은총의 순간을 발견할 때가 있다. 그 순간 우리들은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되는데, 그런 깨달음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의 수양과 명상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여러 내용을 다루었지만, 특히 ‘명상’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을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았다.


 저자는 명상에 대해 아주 간결하게 이야기한다.


 본질적으로 명상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는 것과 같이, 깊이 가라앉아서 존재의 경험을 의식하는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하는지는 알 필요가 없다. ‘어떻게’라는 건 없기 때문이다. 깊은 명상에 들 수 있게 하는 것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 행위를 내려놓는 것이다. 명상은 행위를 내려놓은 기술이다.(145쪽)


 명상이 어떤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저 하지 않는 것, 행위를 내려놓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 경지에 보통 사람들이 쉽게 닿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명상에 대한 분명한 개념을 제시해주는 듯하다.


 저자는 다시 한번 명상에 대해 이렇게 구체적으로 말해준다.


 생각에 귀를 기울이면 아는 것의 세계에 머무르지만, 명상을 내면의 고요한 곳에 귀 기울이는 행위로 여기면 아는 것을 내려놓게 된다. 우리가 누구인지 아는 것, 명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하는지 아는 것, 명상할 때 우리가 잘하는지 못하는지, 옳은지 그른지, 능숙한지 미숙한지 아는 것 등은 모두 생각 안에 존재한다. 반면에 명상의 의식·알아차림이 미지로 가라앉게 하고, 말없는 것으로 가라앉게 한다.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 생각에 집착하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을 제거하려 애쓸 때, 실은 생각을 제거하려는 생각에 강하게 집착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왜냐하면 생각을 제거해야 한다는 생각은 생각 안에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
 생각을 그대로 놓아두어라. 생각을 제거하려 하지 말고, 생각에 빠지지도 마라. 생각이 조용해야만 한다고 여기면 그 생각이 우리를 괴롭힌다. 반면에 그냥 놓아두면 생각은 우리를 괴롭히지 않는다. 모든 경험을 그대로 놓아두는 것이 명상이다.(146~147쪽)


 여전히 알 듯 모를 듯하지만, 명상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게 해주는 구절이어서 몇 번 반복해서 읽어 보았다.


 그리고 저자는, 인간은 혼자 뚝 떨어져 있는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전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야외로 나가 하늘을 올려다보고, 우주를 이루는 압도적으로 광대한 공간에 대해 사색하는 건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경험이다. 그때 우리가 우주의 일부임을 알게 되고 우리가 우주의 의식임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우주에 대해 깊이 생각할 때, 우리는 스스로를 깊이 생각하는 우주이다. 이는 우리의 전 인생에서 가장 경이롭고 대단히 심오한 관점일 수도 있다. (176쪽)

 

 무척 공감이 가는 이야기이다. 나와 너, 그리고 우리가, 우주와 한 몸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삶이 좀 더 풍성하고 아름다워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이 설명했는데, 물리학의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상기시켰고, 또 불교의 「반야심경」을 생각나게 했다.


 깊은 영적 계시에 의하면, 우리는 지금 있는 모든 것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생명 자체는 시작도 없고 끝도 없으며, 생명은 늘 모습을 바꾸고 있다. 물은 수증기로 변하고, 비가 되어 땅에 떨어지고, 차가워지고, 얼음이 되고, 데워지고, 녹고 기체로 변하고, 계속 그렇게 된다. 나무 한 그루가 숲에서 쓰러지고, 썩어서 땅으로 돌아가고, 양분을 내보내고, 새 나무와 새로운 요소들이 생기게 하고, 새로 자란 나무가 또 쓰러지면서 생명은 끝나지 않고 이어진다. 에너지는 보존되고 생명은 형태를 바꾼다. 여기에는 넘치는 것도 없고 부족함도 없다. (261쪽)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물론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삶을 지혜롭게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닐까. 그것은 삶에 대한 통찰력, 즉 깨달음 같은 것이 아닐까. 그런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자기 존재에 대한 성찰과 많은 수행과 명상이 필요할 것이다.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구절들이 많아서 생각날 때마다 펼쳐보면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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