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마음의 고샅길
아듀, 내 사랑
-마음의 고샅길
by
푸른 오리
Dec 24. 2021
무언가를 잃는다는 것은 속상한 일이다.
그 무언가가 아끼는 것이라면 슬픈 일이다.
그것이 사람이든 물건이든...
아침에 이십여 년 이상 나와 고락을 함께 한 머그잔을 깨뜨렸다.
내 손등에 잔(盞)이 살짝 부딪혀서 식탁 위에서 쓰러졌는데, 그만 금이 가버린 것이다.
처음엔 금이 간 줄도 모르고 커피를 따랐는데, 이상하게 커피가 잔 아래 흥건해져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잔의 손잡이를 따라서 실금이 길게 가 있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내 심장도 균열되는 듯했다.
그러나 사랑하는 것과의 이별 또한 숙명인 것 같다.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말이 있듯이.
오랜 세월 내 곁에 두고 아끼던 것이어서 차마 쓰레기통에 내다 버릴 수는 없어서, 거실 유리 찬장에 넣어 두기로 했다.
우리는 한 생(生) 동안 지극히 사적인 관계를 가지며 서로 어루만지며 아끼던 사이가 아니었나.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괴로울 때나 즐거울 때나 늘 내 곁을 지켜주던 너.
너를 처음 만났을 때도 이렇게 추운 겨울이었던 것 같다.
그때 우리는 서로 따듯한 눈 마주침으로 인사를 했었지.
오늘은 뜨거운 눈인사로 헤어져야만 하다니.
아듀, 내 사랑!
keyword
사랑
이별
에세이
30
댓글
3
댓글
3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푸른 오리
산책과 독서를 좋아합니다. 산책 중 만난 풍경을 사진으로 찍고, 그때 즉흥적으로 떠오른 단상을 기록하기를 좋아합니다. 쓰지 않으면 사라지니까요.
팔로워
278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의사의 오만, 혹은 과잉친절?
개심의 시간, 혹은 괘씸의 시간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