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來不似春

by 푸른 오리

꽃이 피어 있었다

봄은 이미 와 있었던가


내 눈에 들어오지 못한 봄은

봄이 아니었던가


베란다에 어느새

철쭉과 학 재스민이 만개해있다

·

·

·

이월 초 발을 접질러 엄지발가락이 골절되어

수술하고 병원에서 십여 일 입원하고 퇴원했다

아직도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는 처지가 아니어서

집콕하고 있는 중이다


몸에 탈이 나니

마음도 덩달아 쉬고 있는 듯하다


엄지발가락 하나가

내 몸 전체를 꼼짝 못 하게 한다

몸 중에서 하찮고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왜 모르고 살았을까


아파 보아야

몸의 소중함을 겨우 깨닫는

슬픈 중생


그러나

봄꽃들의 화사함과

새로 돋아나는 연초록의 이파리들을 보며

자유롭게 다시 걸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봄은 희망의 계절이므로...



<여전히 황홀한 빛깔의 철쭉꽃들>


<올해도 그윽한 향기로 날 위로해주는 학재스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선정에 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