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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오리 Jun 14. 2022

9990개의 치즈/빌렘 엘스호트/열린책들

  -외로울 땐 독서



강렬한 빨간색 표지와 재미있는 제목 때문에 서가에서 집어 든 책인데, 내 예상과는 다른 내용이었다.

작가 빌렘 엘스호트는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네덜란드 문학에서 자주 읽히고 인용되는 작가이다. 그는 주로 1930년대 중산층의 모습을 그린 작품들을 썼는데, 세계 대공황 직후의 삶이란 게 경제적으로 몹시 팍팍했을 것이다.


주인공 프란스 라르만스는 종합 해운 조선소 직원이다. 그는 우연히 형의 지인에게서 치즈 사업을 제의받고, 갑갑한 월급쟁이 생활에서 벗어나 여유 있는 사업가를 꿈꾸게 된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검토도 하지 않고 덜컥 시작한 사업으로 그의 행복감은 아주 잠깐 동안 뿐이었고 현실적으로 곤경에 처한다. 그의 아이들까지 치즈를 팔려고 애쓰지만, 그는 꿈과 현실의 엄청난 괴리에 어쩔 줄 몰라하다가 결국 직장으로 다시 돌아간다. 그리고 돌아간 직장에서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편안함을 느낀다.


작가는 주인공 라르만스를 통해 소시민의 허황된 꿈의 결과를 슬프지만 우스꽝스럽게 보여준다. 그렇지만 라르만스 곁에는 가족들이 있었기에 그는 쓰러지지 않았다.

어려운 삶을 헤쳐 나가는 데에는 따듯한 가족의 사랑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느끼게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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