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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오리 Jul 12. 2022

아무것도 하기 싫은 사람을 위한 뇌 과학/가토 도시노리

  -외로울 땐 독서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한여름의 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요즘 뭔가 자주 축 늘어지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본 최고의 뇌 전문의이자 뇌 과학 베스트셀러 저자이다. 그는 개인마다 다른 뇌의 특성을 감정할 수 있는 독보적인 기술을 통해 뇌 발달에 도움을 주는 ‘두뇌 학교’와 ‘가토 플래티나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들어가며 ‘아무것도 하기 싫은 하루에 갇힌 당신에게’ 중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의지가 약한 사람은 대부분 뇌 전체를 골고루 쓰지 못한다. 행동 에너지와 뇌의 작용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서로 반응을 주고받기 때문에 뇌가 움직이지 않으면 행동 의지가 생기지 않는다.
성향의 대부분은 그때그때 뇌의 발달과 뇌의 작용으로 결정된다. 즉, 뇌를 제대로 발달시키면 누구든 무기력에서 벗어나 의욕적인 성향으로 바뀔 수 있다.(7쪽)


 무기력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문제일 수 있다. 평소 잘못된 생활습관이 뇌 기능을 저하시켜 좀처럼 몸과 정신에 활력이 돌지 않는 것이다. 그 사실을 발견한 후 나는 만족스러운 하루를 위해 매일 의식적으로 뇌를 단련한다. (9쪽)


 무기력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문제’ 일 수도 있다고.

 그리고 뇌를 단련할 수 있다고? 무척 흥미로운 발언이다. 뇌 전문의의 말이니 일단 믿어봐야겠다.



 뇌가 끊임없이 움직이려면 어떤 일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거나 새로운 경험이 제공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의욕이 활활 타오르고 있을 때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장작 하나를 더 집어넣어 주는 것이다.
 특히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뇌는 가장 활발하게 작동한다(...) 또한 뇌는 늘 성장을 갈망하므로 새로운 자극을 찾고 변화를 즐긴다(...) 자기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지 않고는 에너지 충만한 삶을 살 수 없다.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관심을 갖고 자기 자신을 돌보는 일이 무기력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첫 번째 단계다. (20~21쪽)


 뇌를 끊임없이 움직이려면 새로운 것을 많이 경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사랑하고 돌보아야 한다는 것. 이것이 무기력에서 탈출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한다.



 매너리즘은 인간이 가장 안정감을 느끼게 만드는 상태이면서도 뇌의 성장을 저하시키는 독이다. 하지만 뇌가 어떻게 조직되고 작동되는지 제대로 알면 늘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는 방법 또한 배울 수 있다. (22쪽)


 인간은 익숙한 일에는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해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행동은 뇌의 성장을 저하시킨다는 것이다. 결국은 평소에 하지 않았던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라는 것이겠다.


 첫 출근, 혼자 떠나는 첫 여행, 첫사랑 등 처음 해보는 게 많을수록 사소한 일에 두근거리고 설레고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겠는가. 물론 이런 처음 하는 크고 작은 경험들은 뇌에서 일정한 패턴으로 정착되기 전이므로 기억하고 저장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구태여 불필요한 에너지를 많이 쓰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비효율이 바로 뇌를 성장시키는 동력이다.
(28쪽)


 나이를 들수록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그러니 나이가 들어서 머리가 점점 나빠진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저자는 나이에 관계없이 뇌를 계속 단련시킬 수 있다고 한다.


 뇌 속 네트워크는 뇌를 사용하는 한 죽을 때까지 성장한다. 아무리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도 얼마든지 뇌를 단련할 수 있다. 다만 나이를 먹을수록 사용하지 않은 뇌 영역은 더 빠르게 노화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오래도록 뇌 기능을 활발하게 유지하려면 평소에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보고 듣는 게 좋다. (35쪽)

 

저자는 적극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한 방법을 이렇게 제안했다.


 뇌의 시각 영역에서 받아들이는 정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이 처한 환경에 주체적으로 관여해야 한다.
 평소 넋을 놓는 시간이 많은 사람은 ‘집중해서 보기’에 힘써야 한다(...) 보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평소에 경험한 일을 언어화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고 의식하면 주의를 주의 깊게 보게 될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뇌의 시각 영역이 매우 활발해진다. (57~58쪽)


 어떤 면에서는 글쓰기가 뇌를 발달시키는 방법이 된다는 말이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대상을 자세히 보아야 한다. 자세히 관찰하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어서 좋다.

 그리고 또 쉽게 해 볼 수 있는 뇌 운동법으로 사진 찍기를 추천했다. 사진을 잘 찍기 위해서 자기가 발견한 광경에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글쓰기나 사진 찍기 등의 간단한 방법으로 집중력과 관찰력이 향상되어 시각 영역이 강화된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과의 교류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사람들과 만나면 ‘듣는 행위’를 할 기회가 많아 뇌의 청각 영역이 상당히 발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화를 하려면 입을 움직여 말을 해야 한다. 말을 함으로써 입 주변의 근육과 뇌의 운동 영역 간 네트워크가 또한 작동한다고 한다.

 타인들과 만날 때는 아무래도 그들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는데, 이것 또한 뇌를 자극시키는 일이다. 이런 행동을 통해 자신의 외모도 젊게 가꾸고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사람들과의 교류가 생각보다 뇌에 무척 좋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아무튼 시각 영역이든 청각 영역이든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뇌 운동법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였다. 책을 읽기 전에는 뇌를 계발하기 위해서 뭔가 특별한 것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저자는 ‘이해 영역’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도 제시했다.


 어떤 일이건 행동 패턴을 조금만 바꿔도 뇌가 달라진다.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고 그것을 해석하려는 과정에서 뇌의 이해 영역이 강화될 수 있다.
 뇌의 이해 영역은 단순히 텍스트를 해석하고 말의 의미를 알아차리는 것뿐 아니라 앞을 내다보는 힘이나 공간을 파악하는 능력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68~69쪽)


 좌뇌의 이해 영역을 강화하기에 좋은 방법으로 ‘사자성어’를 공부해보라고 했다. 뇌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생각보다 많았다.


그리고 뇌의 각성 레벨을 높이는 4가지를 이렇게 제시했다.


·충분한 수면

·이른 아침에 걷기

·좋아하는 일 하기

·다음 일정을 생각하면서 현재의 일 진행하기


 뇌의 ‘운동 영역’을 단련하기 위해서는 몸을 움직이라고 하면서, 걷기가 매우 좋다고 했다.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큰 힘 들이지 않고, 약간의 관심만 가진다면 뇌를 자극하고 활성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편하게 읽었던 책이었지만, 그에 비해 소득이 제법 있었다. 자꾸 늘어지고 이유 없이 짜증이 날 때는, 나의 ‘뇌’를 한번 점검해봐야겠다.

새로운 일을 벌이거나, 평소와 다른 방법으로 일상을 처리하거나, 사자성어를 공부하거나, 친구들과 만나서 수다를 떨거나, 산책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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