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울 땐 독서
“하나같이 맛있는 버터와 크림, 치즈 등 음식은 기막히게 좋았습니다. 그리고 프랑스는 옹졸한 잉글랜드에 비해 흡연자에게 훨씬 우호적입니다. 사실 나는 노르망디에서 2019년 봄을 맞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노르망디에는 훨씬 다양한 꽃이 핍니다. 사과꽃, 배꽃, 벚꽃뿐 아니라 야생 자두나무, 산사나무도 있죠. 그래서 나는 무척 기대가 됩니다.”
나는 진정한 낙원을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곳은 내게 완벽합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제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나는 나의 작업에만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나는 지금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순간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드로잉 방식에 다가가고 있죠. 이곳에서 그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런던, 파리, 뉴욕 등 다른 곳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죠. 바로 이런 곳이어야 합니다. (36쪽)
호크니는 건강한 생활보다는 좋은 삶을 믿는다. 그의 관점에서 볼 때 풍요로운 삶은 온전한 의미에서 삶을 즐기는 것, 즉 주변 세계의 아름다움을 남김없이 경험하고 완전히 몰입하게 만드는 일에 집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아테네 외곽의 정원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쓰고 사색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는 또한 인생의 정점은 노년에 있다고 생각했다. 현대파 에피쿠로스 지지자인 클라인처럼 호크니는 나이가 들면서 점차 커지는 절박함에서 젊은 신체에 매달리는 ‘영원히 젊어지려는 사람’과 거리가 멀다. (103쪽)
우리의 대화에서 호크니는 또한 자신이 삶에 항상 열정적일 수 있는 것은 작품을 제작하는 활동으로부터 동력을 얻기 때문이라고 암시한다. “아마 예술가들은 고령이 될 때까지 살 수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예술가들은 자신의 몸에 대해 지나치게 많이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다른 것에 대해 생각하죠. 나는 여든세 살이 다 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에너지를 갖고 있습니다.”(150쪽)
말년의 피카소는 굉장합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것을 알아챕니다. 나는 바로 지금이 그렇습니다. 나는 실내로 들어가 꽃 등의 대상을 더욱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207쪽)
나는 이 작업들 역시 나의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밖에 나갈 때마다 그릴 만한 대상을 봅니다. 그저 어딘가를 보고 그리기 시작합니다. 방금 전에는 다시 연못을 그렸습니다. 곧 보여 줄게요. 아직 완성하지 못했거든요. 전에도 말했듯이 자연에서는 모든 것이 흐름 속에 있습니다. 사실상 봉쇄를 제외한 모든 것이 흐르고 있죠. 그리고 나는 이곳에서 그 흐름을 드로잉으로 그릴 수 있고 그림으로 그릴 수 있습니다. 특히 잔물결 치는 강을 통해서 말입니다. 나는 이제 물을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 압니다. 지금 물이 졸졸 흐르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한 해 더 머물 작정입니다. 또 한 번의 봄과 여름, 가을을 맞을 겁니다. (26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