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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오리 Jul 04. 2024

사람을 안다는 것/데이비드 브룩스 지음/웅진 지식하우스

 -외로울 땐 독서



 저자 데이비드 브룩스는 미국의 저널리스트, 작가, 칼럼니스트, 시사해설자이다.

 그는 이 책에서 어떻게 하면 내 삶에서 관계로 인한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심리학, 철학, 문학, 신경과학의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깊이 있는 통찰을 통해 그가 제시한 다양한 방법들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론보다 실천이 중요하겠지만 말이다.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이렇게 밝혔다.


 이 책의 목적은 다른 사람을 올바르게 바라봄으로써, 그 상대방이 누군가가 자기를 바라보고 자기 말에 귀를 기울이며 자기를 이해해 준다고 느끼게끔 하는 기술을 능숙하게 구사하도록 돕는 것이다.(29쪽)



이 책은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 어떻게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2부. 타인이라는 세계

3부. 관계 안에서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사람들


각각의 부에서 여러 가지 구체적인 실례를 통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했다. 내용이 워낙 방대해서 일일이 기술할 수는 없지만 새겨둘 만한 문장들만 옮겨보기로 한다.



 서서히 비인간화되는 이 시대에 나는 사회적 기술에 사로잡혔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관계의 기술 말이다. 나는 우리가 일상의 미세한 상호작용 속에서 서로를 얼마나 잘 대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크게 좌우된다고 믿는다.(21쪽)


 누군가를 제대로 잘 바라보는 것은 아주 강력한 창의적 행동이다. 스스로의 아름다움과 힘을 다른 사람의 마음에 비치는 모습으로 바라볼 기회가 없는 사람은 자기 안의 아름다움과 힘을 온전히 알아보지 못한다. 누군가 바라봐준다는 것은 성장을 이끌어낸다. 관심의 빛이 누군가를 비출 때 비로소 그 사람은 꽃을 활짝 피운다. 누군가의 커다란 잠재력을 알아볼 때 그 사람도 비로소 자기 안의 커다란 잠재력을 알아본다. 인생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의 취약해진 마음을 알아보고 공감해준다면, 그가 인생의 거친 폭풍우를 헤치고 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당신이 누군가를 바라보는 그 방식 속에서 그 사람은 자시 자신을 바라보는 방법을 배울 것이다.(24쪽)



 -살아가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한다고 한다.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는데, 다른 사람이 지금 겪고 있는 것을 잘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한다.



 그는 군중 속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고 했다. ‘디미니셔 Diminisher’와 일루미네이터 Illuminator’이다.

 디미니셔는 타인을 친구가 될 사람이 아니라 이용할 대상으로 바라보고, 고정관념으로 타인을 무시한다.

 일루미네이터는 타인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기술을 훈련받았거나 스스로 깨우친 사람이라고 한다.

 일루미네이터가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저자는 일루미네이터가 되기 위한 조건을 이렇게 말했다.


일루미네이터의 도덕성은 사회적인 실천이고, 특정한 맥락에 놓인 특정한 타인을 사려 깊게 배려하려는 노력이다. 자기를 비판하는 사람을 관대하고 공정하게 대하려는 노력이다. 이 사람은 우울증을 앓는 사람 곁에 있어주고,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를 극복하려는 사람을 깊이 배려하는 자상한 친구가 되고자 애쓴다. 가족을 잃은 뒤에 자기의 심리 모델을 재구성하려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공명판이다. 이런 일들을 잘 해내는 사람이 일루미네이터가 된다. (243~244쪽)



 일루미네이터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인간에 대한 애정과 무한한 관심을 가져야 할 일 같다. 한 사람을 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한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가족조차도 사실은 잘 모른다.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타인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다른 사람을 보지 못하는 첫 번째 이유는 우리가 너무 자주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이다.(36쪽)



 사람을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이 자라온 환경, 문화, 역사적 배경까지 철저히 알지 못한다면 불가능한 일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이 덧붙여져야 비로소 조금 가능해지는 일일 것이다.



 누군가를 잘 알고 싶다면 자기 앞에 있는 사람을 이 세상에 유일무이한 존재로 봐야 한다.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이 더 붙는다. 그 사람을 그 사람이 속한 집단의 일원으로도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사회적 위치도 알아야 한다. (161쪽)

 스터즈 터클 Studs Terkel은 이렇게 말했다.


“듣고 듣고 듣고 또 들어라. 당신이 이렇게만 하면 사람들은 기꺼이 자기 말을 할 것이다. 왜 그럴까? 왜냐하면 평생 그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들은 자기 자신에게도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141쪽)


 -우리는 대화를 나눈다고 하지만, 어쩌면 상대방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각자 자기만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가 많은 것 같다.


어떤 사람을 잘 알려면 그가 인생에서 고통스러운 상실을 경험하기 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또 그 경험을 한 뒤에는 자신을 어떻게 재구성했는지 알아야 한다.(232쪽)


 

어떤 사람을 바라볼 때 우리는 두 가지 관점을 지녀야 한다. 우리는 한 걸음 물러나서 집단 문화의 힘을 이해하고, 집단 문화가 몇 세대에 걸쳐 어떻게 형성되어 한 사람에게 당도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또 한편으로는, 집단의식 없이 자신만의 관점을 만드는 개인에게 다가가 그 사람을 인식해야 한다. 중요한 요령은 그 두 개 관점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이다. (330쪽)



 현명한 사람은 우리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고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들은 우리가 말하는 일화나 합리화하는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 어떤 우아한 투쟁을 수행하는 존재로서 우리를 바라본다. 그들은 우리가 인생의 변증법을 탐색하는 방식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또 우리의 현재 모습이 바로 지금 우리가 있는 것임을, 즉 길고 긴 성장이라는 연속체의 한 부분임을 이해한다.(347~348쪽)



 책에서 제시한 많은 방법들은 너무나 지적이고 우아하기까지 해서, 보통사람들이 실천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지만 방법을 알 때와 아예 모를 때는 삶의 질이 좀 달라지지 않을까.

지금 당장은 내 능력으로 수용할 수 없을 것 같지만, 마음속에 새겨둔다면 언젠가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어떤 책들은 내 능력을 넘어선 멋진 지혜를 보여준다.

그것이 아득히 멀리 있는 무지개 같은 것일지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순간은 순수한 기쁨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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