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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컬지향낭만주의적패러독스
Aug 26. 2020
일만사천삼백구십다섯번째 어른날
2020.08.25
여자는,
남자가 더 나아지려면 여자를 버리고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야 될지도 모르겠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심으로 그 사람이 온전하기를
내내 기도할만큼 그 사람의 안부를 걱정했다.
농담으로 흘린 한 마디에 몇 달을 마음에 새겨
선물을 생각하던 여자보다
돌아서면 그만일 사람들과
시간을 더 보내는 모습에
결국 의미없이 시간을 버리기를
그만 둔 그 이후에도 진심이 그랬다.
그 이후 여자는
혼자 마시는 술이 늘었고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고
눈물로 매일 아침 눈이 부었다.
남자에게 여자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그저 아는 사람 중 남자를
유독 챙기는 고마운 사람일뿐이라고
확인시켜주는 그 사람의 소문도
애써 모른척하려 노력했다.
그렇게 여자는 만나는 내도록
시간을 마음을 오롯이 다 쓴것처럼
그 이후에도 매 순간이 질리도록 진심이었다..
어른의 사람 사귐이란 원래 이런 것인지
그 사람의 마음이 그 정도였는지...
진심을 보며 견디기엔
남자에게 여자는 예민했고
남자를 견디기엔 여자는 섬세했다.
그렇게 마지못한 이별 뒤에는
무뎌질 시간을 기다리는 것말고는
애써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밤은 갈수록 짧아졌고
지겹도록 잔병을 앓고 말수는 더 줄었지만
결국 괜찮아질거라고 그렇게 시간을 믿는 수밖에.
그럴 도리밖에는 없었다.
+
구구절절히 보여 줄수는 없지만
내가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는
말도 선뜻 못꺼낼만큼 힘든 순간들을 이겨내온거에요.
내가 나와 다른 삶이라고
어느 누구의 삶이 잘못됐다 하지 않는 것처럼
나는 내 삶 자체로 인정받아야 해요.
그렇다고 삶이 다르다고 관계가, 마음까지
다른 취급을 받을 수는 없어어요.
내 욕심때문이라고 생각은 말았으면 해요.
나는 당신한테는 가장 연약한 마음
그걸 안아줄 사람이라고 날 보였는데
당신은 난 강한 사람이라고
누구나 나를 대하는 방식으로 대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헤어진겁니다.
마음 한 쪽에서는 나만큼 당신에게 진심일 사람
찾기 힘들거라 얄랑하게 자부하지만
사실 당신이 또 그런 사람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당신도 그런 마음이 되어서
시간을, 정성을 다해 사랑하고 사랑해서
꼭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내가 보내는 진심입니다.
이제 약없이도 매일 일찍 잠에 들 수 있기를
꼬박 밥을 챙겨먹을만큼 힘이 나기를
그리고 내 마음... 허투루 쓴게 아니도록
행복해지기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