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영 전야 2화
플로리다 하늘에 마음을 남겨두고
플로리다에 도착하자 예기치 못한 복병이 나타났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어제부터 몸져누워 있는 중이라고 연락을 해온 아들.
녀석은 엄마까지 여기서 아프면 안 된다며 자기 상태가 나을 때까지는 근처 호텔에서 지내는 게 좋겠다고 했다. 하긴, 둘 다 앓아누우면 그야말로 엉망진창이 될 것은 뻔할 터였다.
할 수 없이 아들 얼굴은 보지도 못하고 근처 호텔에 우선 묵기로 했다.
아…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지척에 아이가 있는데 밥도 제대로 못 먹이고 발만 동동 굴러야 한다니….
이틀 동안을 아들과 통화만 하던 나는, 결국 마스크로 무장한 채 이판사판이란 심정으로 아들의 집으로 들어갔다.
아이고, 내 이럴 줄 알았지!
버틸 만하다던 아들은 고열과 심한 인후통에 몸살까지 겹쳐 끼니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눈물이 앞을 가리는 광경을 보고 있자니 단전 밑에서부터 터져 나오는 한숨.
곧바로 팔을 걷어붙였다.
한국에서 고이 모셔 온 몸보신 음식들을 펼쳐 놓았다.
기운 북돋을 민물장어에 양념을 발라 정성껏 굽고 쫀득하고 고소한 전복 버터구이를 만들어 아들에게 먹였다. 그 덕분인지 아들은 빠르게 회복했다.
다행히 내 새끼 살리겠다는 광기 어린 엄마 앞에 놀았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나를 피해 갔다.
며칠 후, 서서히 아들의 건강도 회복되어 우리는 본격적으로 집 정리며 자동차 처분 등을 하나씩 해나갔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학교 근처에 구글맵을 찍어가며 발품 팔아 구했던 아파트.
여러 곳 중에 얼마나 심사숙고하며 선택했던가?
이케아와 월마트에서 가구며 가전제품 등을 고르고 사다 날랐던 불과 몇 달 전이 스쳐 갔다.
음악을 전공하는 아들은 처음 독립하여 갖게 된 자기만의 공간에 살림살이와 음악 장비들로 구색을 맞춰가며 즐거워했었다. 그 모습이 선한데 이제는 그것들을 처분해야만 했다.
가구들을 되팔 수 있는 중고시장도 마땅치가 않아 기부 센터에 내놓았다.
그리고 아들은 아끼던 첫 자동차 마저 너무나 아쉬운 마음으로 중고 시장에 내놓았다.
“아, 나의 붕붕이와 이렇게 마지막 작별을 해야 하는구나.”
첫 자동차란 얼마나 특별한 것인가?
녀석의 목소리에 아쉬움이 한가득 묻어났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선택한 첫 자동차를 갖게 되었을 때 얼마나 설레어했는지 나도 너무 잘 알고 있다.
아들은 중고차 판매처 직원에게 자동차 키를 넘기며 선뜻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사진 찍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녀석이지만 그날만큼은 자기의 첫 자동차 앞에서 여러 컷을 남겼다.
녀석을 보니 괜히 찡해지는 마음에 플로리다의 푸르디푸른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3화에 계속-
푸른 하늘 플로리다의 중고차 센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