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주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옆집 근처에서 아기 고양이들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보였다. 어머, 어쩜 저렇게 이쁘지? 한번 만져볼 수 있을까? 사람들이 다가오면 겁먹고 도망가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가끔 눈에 띄던 두 아기 고양이가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고, 그들이 길고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들을 돌보는 것이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잘 길들여 지진 않았지만, 내가 살던 집에 들어와 문 앞에서 눈치보며 지내던 고양이들을 집주인은 귀엽게 받아들여 주었다.
우리 집 소파에 들어와 곤한 잠에 드는 걸 보는 게 즐거웠고, 나에게 밥 달라고 야옹야옹 대는 것도 귀여웠다. 그럴 땐, 나도 그들의 톤에 맞춰 야옹야옹거리며 사료를 주곤 했다. 나도 그들의 일부이고 싶었기에.
조이 & 요이 : 그들이 모르는 그들의 이름
내가 주방에서 요리를 할 때면, 그들은 집 거실에서 소파를 사이에 두고 장난치며 뛰어다녔고, 밥냄새가 나는 그 저녁 풍경을 고양이들도 좋아했다. 시끄러운 정원 뒤의 기차역도 그때만큼은 우리의 좋은 그림이 되어 주었다. 내가 밥을 먹을 때면 또 다가와 야옹야옹했지만, 사람음식을 줄 수는 없어 사랑스러운 눈 맞춤만 해줄 뿐이었다. 그들에게 조이와 요이라는 이름도 붙여줬다. 비록 백번을 불러도 알아듣진 못하지만.
조이와 요이는 비슷한 나이 같았고, 생김새도 간혹 너무 닮아있다 느꼈으며 서로를 아주 의지하고 있었다. 조이는 좀 용감하고 도전을 좋아하는 소년 같았고, 요이는 너무 예쁜 수줍은 여동생 같은 느낌이었다. 오빠 조이는 가끔 동생을 안 봐주고 헤드락을 걸어와 요이를 못살게 했다. 그래도 서로를 의지해가며 사는 모습에 안도감이 느껴졌다.
밖은 점점 햇볕이 좋았고, 꽃봉오리가 보였으며 이내, 진달래와 민들레가 여기저기서 보이며 봄의 신호를 반갑게 보여주었다. 나는 가끔 모든 걸 내려놓고 층계에 걸터앉아 커피를 마시며 고양이들과 함께 햇볕을 쐬곤 했다. 꿈만 같았다. 그리고 삶이 뭔지 회의가 들었다. 답도 없는 생각을 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고양이들과 일광욕하는 시간은 행복했다.
길들여지지 않은 길고양이 들이라 집에서 잠을 자게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비가 내리는 밤에는 너무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호박집을 사줬는데, 그 호박집에서 아직도 잘 자는지.. 이사를 하고 그들을 보지 못했는데, 밥은 잘 먹는지, 비가 오는 날 피할 곳은 있는지.. 물도 잘 챙겨주는지.. 너무 그리운 고양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