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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ive in New Zealand Oct 23. 2024

요트의 도시, 오클랜드

City of Sails : Auckland

 요트의 도시답게, 하루는 정말 요트를 한번 타고 싶어서 남자친구랑 같이 요트를 타러 갔다. 한 시간 반 정도의 짧은 항해였지만, 마음껏 바다를 느낄 수 있었다. 탁 트인 바다 위에 있자니, 평지에서 느끼기 어려운 자유로움이 인다. 일단 출렁이는 바다와 함께 춤을 춰야 했고, 바람을 안아버렸고, 수평선과 함께 달리고, 해를 더 가까이서 마주하는 것 같다. 다음에는 노을 지는 풍경과 악수해야겠다.


 탁 트인 바다 위에 있으니, 평지에서는 느끼기 힘든 자유로움이 가득 차올랐다. 바람을 가까이에서 맞이하고, 수평선과 해를 더욱 가까이 느끼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특별했다. 다음에는 노을 지는 풍경과 악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지면서 하늘이 오렌지빛으로 물들고, 바다와 어우러지는 그 장면을 꼭 경험해보고 싶다. 그 순간의 아름다움과 평온함이 내 마음속에 영원히 새겨질 것 같았다.



요트의 도시라는 별명처럼, 뉴질랜드의 최강 스포츠는 요트경기와 조정경기다. 

America's Cup: 아메리카 컵은 1851년부터 열리고 있는 국제 요트 레이스이자 그 트로피의 이름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스포츠 경기이며, 축구처럼 사람들이 열광하는 스포츠는 아니지만, 뉴질랜드에 와서 알아야 할 상식으로 통한다. 뉴질랜드는 1995년,  2000년 그리고 2017년 우승했다. 


내 개인 소유의 요트


나는  일반 보트의 승선 승무원으로 일한 적이 있었는데, 비가 오는 어느 날, 술에 살짝 취한 젊은 여성 승객이 바람을 쐬러 나와 앉아  있었다. 나도 바쁘지 않아 밤바람도 쐴 겸 밖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비바람이 불어와 우리 얼굴에 확! 퍼부었다. 우리는  여름날의 밤바람에 취해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비바람을 한바탕 뒤집어쓰곤 둘이 깔깔대며 웃었던 게 생각난다. 

보트의 작은 불빛에 의지해 비바람을 한바탕 맞고 이렇게 웃었다.


난 그래도 손님을 챙겨야 하는 입장이기에, 괜찮냐고 걱정반 재미반 섞어 안부를 물어보니, 괜찮다고 계속 밖에 있겠단다. 그녀는 그렇게 술에 취해, 밤바다에 취해, 또 비바람에 취해 한동안 앉아 있다 친구들에게로 돌아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아주 화창한 날, 혹은 깜깜해진 저녁에 배에 주유를 할 때이다. 하버 쪽으로 가면, 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는 선착장이 있다. 개인 소유의 배들이 정박해 있어 낯이면 파란 하늘과 바다와, 밤이면  선착장에 켜진 작은 불빛들로  장관을 이룬다. 간혹 어떤 이는 자신의 배에서 노트북 하나와 와인을 두고 곰곰이 생각에 잠기곤  한다. 그 안에서 새어 나오는  작은 불빛이 참 아름답다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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