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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그릇

by Olivia

예쁜 그릇을 보면 나는 설렘을 느낀다. 예쁜 그릇에 따뜻한 음식을 담아내며 행복이 그 안에 있음을 느낀다.

그릇을 좋아하는 나의 마음과 그릇장 속의 그릇들은 우리 엄마가 물려준 기억들이자 따뜻한 추억들이다.

내가 어릴 적 시장 그릇전. 쪼그리고 앉아서 그릇 구경을 하던 우리 엄마 뒷모습. 맞벌이로 항상 바쁘고 힘들었던 엄마이지만, 그 모습만은 설레였었다. 그 시절 형편이 좋지 않아서 비싼 그릇은 살 수 없었지만, 시장 바닥에 놓여있던 그릇들을 진지하게 고르고 또 고르고 그렇게 골라서 사 온 그릇은 작은 사치이자 즐거움이었을 것이다. 그때 하나둘씩 사서 아끼고 아끼던 그릇들 대부분은 잦은 이사로 많이 깨져 버렸지만, 일부 남은 그릇들은 결혼하면서 내가 받아왔다.

그때 받아 온 그릇들은 세월이 흘러서 빈티 지한 멋과 함께 우리 엄마의 설렘이 더해져서 세상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그래서 내게 그릇은 우리 엄마의 설레던 뒷모습이자 이루어 주고 싶은 소망이고, 동경하던 삶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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