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우체국 작은 엽서의 행복과, 구럼비 바위의 아픔이 있는 곳.
제주올레 7코스는 올레 코스 중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어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는 길입니다. 사람이 많을 때면 일강정 바당올레 구간의 바닷길에서는 줄을 서서 걸을 정도로 많은 올레꾼들이 찾아들죠. 그래서 저는 여정 마지막 날 이른 아침부터 시작해 인적 없는 한적한 길을 걷곤 합니다.
제주올레 7코스에는 유독 사람들이 많이 찾는 구간이 있습니다. 바로 외돌개에서 시작하는 돔베낭길 구간입니다. 돔베낭길은 아름다운 바다 풍경이 끊임없이 눈 앞에 들어오고 남녀노소 누구나가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나무데크로 정리되어 있는 정말로 어디에 내놓아도 걷기 좋은 아름다운 길입니다. 제주올레길을 만드신 서명숙 이사장님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로"라고 표현하신 길이기도 하죠.
이른 아침 해가 떠오르는 인적 드문 돔베낭길을 걷다 보면 여정의 마지막 날 올레꾼 마음을 집으로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진심으로 고민에 빠지게 합니다. 바다를 옆에 두고 걷는 길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이든 제주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제주올레 7코스에는 길목마다 많은 사연들이 있습니다. 그중 돔베낭길을 빠져나오면 이어 나타나는 수봉로 가 있습니다. 이 길은 김수봉이란 분이 염소들만 다니던 사람이 다닐 수 없던 길을 올레꾼들이 지날 수 있도록 홀로 길을 내어 개척하신 길입니다. 이 길이 이어져 아름다운 7코스 길이 완성되게 되었죠.
다음 길목에는 올레 초창기부터 올레꾼들에게 쉼터를 제공해준 풍림콘도(켄싱턴 리조트)가 있습니다. 그곳에는 바람개비 휘날리는 바닷가 우체국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무료로 엽서를 보낼 수 있는 빨간 우체통이 있죠.
바닷가 우체국에 도착하면 엽서 편지를 써 보세요. Ctrl+c, Ctrl+v처럼 마음대로 복사가 되고 붙여 넣을 수 있는 편지가 아닌, 올레길에서 느낀 행복과 감동을 엽서에 손수 적어 실어 보내 보세요. 그리운 친구, 보고 싶은 연인,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자신 에게도 편지를 띄워 보내 보세요. 세상의 치열한 삶 속에서 힘들어 지쳐있던 사람들은, 생각지 못한 올레길 엽서를 받고 커다란 감동을 받게 될 겁니다. 그리고 당신이 당신에게 보낸 엽서는 언제쯤 도착할지 기다리게 되는 설렘과, 올레길의 추억을 큰 감동으로 전해 줍니다. 저도 저에게 엽서를 받아보니 기분 묘한 감동이 오더군요.
풍림콘도를 빠져나와 이어지는 길목에는 강정 마을이 있습니다. 이곳은 구럼비를 지키려는 아픔이 있는 곳입니다. 지금은 아름다운 자연이 콘크리트로 덮여 해군기지가 들어서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소중한 구럼비 바위를 지키기 위해, 해군기지 반대라는 글씨가 새겨진 깃발에 의지 하며 외로이 구럼비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아픔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곳입니다.
바다를 품고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돔베낭길과, 염소들만 다니던 길을 사람들도 걸을 수 있도록 대가 없이 나누는 아름다운 마음, 바닷가 우체국에서 보내는 작은 엽서의 행복,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기 위한 구럼비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길.
아름답지만 슬픈 길...
제주올레 7코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