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음 자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llein Sep 17. 2021

시간이 아쉬우니 반성하고 자각한다

시간은 우리가 존재한다는 증거이다

누군가 나이 이야기하면 나이를 의식하지 않는다고 했다. 러나 사실 나이를 의식지 않으려 하는 이유는 나이 의식기 때문이었다. 나이 의식 주기가 있다.  시작은 나이 끝에 1이  시작되었. 의 강도는 한 해가 지날수록 올라가 9가  최고가 되다. 그리고 0이 되면 강도는 1이 있던 자리로 떨어다. 0이 되 로운 나이대를 맞이하는 망보단 후회와 우울감이 들다. 체념 다. 0이 된다는 것은 슬픈 일이었다. 그런 나에게 사람들은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고 했다. 리고 정말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불안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은 불안의 원인 말끔히 해소시켜주는 것이 아니었다. 그보단 불안을 되뇌는 마음을 지치게 했다. 모든 것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처럼. 그러나  생각해보면 불안해던 일 일어나지 않았다. 사실 그 일이 무엇인지도 잘 몰랐다. 시간은 묘한 것이었다. 시간이 만들어낸 불안을 시간으로 사라지게 하니.


시간은 공기만큼 흔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많은 시간 중 몇 년, 몇 달, 몇 날, 몇 시간이 아닌, 단 몇 초의 짧은 시간인데도 잊히지 않는 시간이 있다. 나와 그녀가 향하는 방향은 반대였다. 우리는 스쳤고 나는 잠시 망설였다. 처음 본 그녀에게 말을 걸고 싶었지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서였다. 고개를 돌렸을 때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아주 짧은 시간 그녀에 대한 느낌은 곧 사라질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느낌은 견고하게 내 마음에 안착두고두고 마음속을 맴돌았다. 때의 느낌무엇인 말해보라 한다말할 수 없다.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무어라 단정할 수 없는 감정이기에 표현할 수 없어서다. 궁금하다. 만약 에게 말을 걸었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 그리고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면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 수 있을까.


시간 멈 할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 멈추게 할  있다. 초가을 늦은 오후. 나는 강원도 어느 곳에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을 거스르며 산사로 향하고 있었다.  오를수록  다해가는 의 기운 다가오는  기운에 힘을 잃어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았다. 산사 고요했다. 고요는 모든 것을 경건하여 마저 의식할 수 없게 했다. 어둠 속에 재하는 것은  나뿐. 엇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아 할 수 있는 것 사 마당에 서있는 것뿐이었다. 둠과 정적은 마음 평온하게 했다. 간을 의식할 수 없었기에  상태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곳을 떠나고 싶지 않.  그곳에 계속 머문다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둠과 고요를 뚫고 휴대폰 불빛에 의지해 산길을  내려왔다. 산 아래가 가까워질수록 세상 빛들이 기 시작했다. 난다는 것은 시간이 존재한다는 . 시간 속에서 쁘게 흐르고 다.  빛들과 시간 속으로 들어가기 전 산사로 향하는 길을 보았다. 암흑 속에 묻힌 그곳 전히 고요하고 아득했다. 시간 추어 있었.


시간을 앞서 갈 수 없다. 마음이 앞설지라도 실현은 현재가 되어야 가능하다. 잠결에 알람이 울리지 않은 것을 느꼈다. 눈이 번쩍 떠졌. 늘 깜깜하던 커튼 너머로 환한 빛이 보였다. 일어나야 할 시간이 지난 것 같았다. 양치와 세수를 하고 주차장으로 뛰어가 차 시동을 걸었다. 차가 발하던 순간 평소와 달리 주차장에 차들이 가득한 것을 알았다. 이상하다 싶어 휴대폰을 보았다. 토요. 출근하지 않는 날. 허무했다. 마음이 시간을 앞서가려 했다. 미래를 걱정하고 조바심 냈다. 그러나 시간은 언제나 현재였다. 미래가 현재가 되기 위해선 결국 시간이 야 했지만 지야 할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그 너머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분주했던 해프닝에 헛웃음이 났다. 백미러  모습이 보였다. 수염이 덥수룩하다. 미래를 쫓아 시간을 거슬러 오르려 안달 난  걱정과 피곤에 절어있었다.


시간은 현실이다. 뒤로 가려해도 현재이고 앞으로 가려해도 현재이다. 시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상황은 현실이므로 그 속에서 결정된 선택은 되돌릴 수 없다. 가장 흔하지만 가장 아쉬운 것이 시간이다. 일이 끝나고 나면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며 아쉬워한다. 그러나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쉬운 일이. 그러나쁜 것만 아니다. 아쉬우니 반성하고 자각한다. 아쉬워하지 않기 위해 재를 충실히 다. 상에는 수많은 불평등이 있지만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분주하고 아쉬워하고 평온을 느끼고 설렌다. 이 흐른다는 것은 우리가 존재한다는 증거이다. 시간이 면 삶도 없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커피와 나의 관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