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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lein Jun 11. 2022

불만을 품기 전 알아야 할 것

누구에게나 불만은 있다.

회식에 잘 참석하지 않는 편이다. 술을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참석한다 해도 즐겁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참석했던 회식은 대부분 상사의 한껏 풀어헤친 우월감을 보거나 동료들의 회사에 대한 불만을 듣는 자리였다. 불합리한 업무, 비효율적인 프로세스, 부족한 복지, 적은 연봉, 꼰대 짓 하는 상사. 회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때면 회식이라는 것이 건설적이고 생산성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만 가득한 이야기만 하는 것도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 에게 회식은 힘들고 허무한 시간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쌓이는 술병이 의미 없다.


불만을 얘기하고 누군가 들어주고 공감해준다면 스트레스가 풀릴 것이다. 그러나 매번 같은 불만 이야기가 반복된다면 실증이 나기 마련이다. 게다가 어떤 불만은 정당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자신의 태도는 생각하지 않고 상대의 태도로만 불만을 갖는 것이다. 전후 사정없이 자신이 상대에게 취했던 이전 상황은 빠진 채 듣는 이에게 공감을 유도하여 자신의 귀책을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직장 내 한 팀이 있다. 팀에는 팀원들과 팀장이 있고 팀장 위에 실장이 있다. 이 팀의 팀장은 업무에 문제가 생기면 어김없이 실장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다. 실장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해 일이 되지 않는다고. 그러나 정황을 들여다보면 꼭 실장 탓만은 아니다. 일이 잘 되지 않은 이유 중에는 실무자인 팀원과 팀장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은 도 있다. 팀장을 주축으로 팀원들이 해야 할 일이 있었지만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도 팀장과 팀원들은 똘똘 뭉쳐 실장에게 책임을 전가하듯 그럴듯한 이유를 어 불만을 토로한다. 그러나 그들도 잘못이 있다. 그들도 그 사실을 안다. 불만을 듣는 사람도 알고 있다. 다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을 . 속으로는 그들이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불만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집단 등의 관계로부터 발생되는 어두운 감정이다. 불만의 토로는 불만을 들어주는 상대에게 공감을 얻음으로써 자신의 억울함을 알아달라는 하소연이다. 한바탕 불만을 쏟아내고 나면 마음이 후련하다. 그러나 상대가 모르는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가 있었다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모든 관계는 상대적이다. 내가 불만을 가질 만큼 상대가 나에게 무례했다면 오롯이 상대가 원인 일수 있지만, 내가 원인이 되어 상대가 무례한 것일 수도 있다. 사실이 그렇다면 불만을 듣는 이는 당장은 아닐지라도 결국은 모든 것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불만을 토로하기 전 나의 허물은 없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누구에게나 불만은 있다. 억울하고 화가 난다. 그러나 불만을 표출하기 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세상이 두쪽으로 갈라져도 자신만은 순수하고 결백한 선의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기 전 나는 얼마나 성숙했으며 나의 부족함은 없었는지 되새겨 보아야 한다. 그것은 결코 자신에게 손해 나는 일도 자존심 상하는 일도 패배도 아니다.


불만. 그 기대를 품기에 내가 얼마나 결점이 많은가를 우선 알아야 하는 것.
- 마음사전 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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