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에서 계절은 중요하다.
내가 처하는 환경 자체를 계절이 결정하기 때문에 어쩌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도 있다.
나는 한여름에 태어났다.
화기가 가득한 여름에 태어난 나무인데 수 기운은 부족하다.
나는 을목인 내게 혹독한 계절을 견뎌내야만 하는 사주인 건데, 내가 처한 계절은 월지로 파악할 수 있다.
일주가 사주에서 기준점이 된다면, 월지는 사주의 환경을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자리다.
월주에서 20-30대의 청년기를 볼 수 있는데, 청년기는 아주 묘한 시기다.
부모로부터 떨어져나와서 어른으로서의 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나이이면서 부모와 가족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지는 못한 그런 시기.
어쩌면 가장 혼란스럽기에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나이라 이 자리에 사주의 계절을 결정하는 글자가 있다는 건 흥미로운 부분이다.
일지가 나의 전반적인 성격과 인생을 대하고 다루는 태도를 결정한다고 하면, 월지는 일지의 성격을 바꿀 수도 있는 실질적이며 강력한 현실이다.
내가 적응력이 뛰어나고 사람들과 잘 지낸다고 하는 을목의 성격을 가졌어도 을목이 살기 힘든 환경에 처했다면 어떻게 될까를 상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물이 없고 뜨거운 햇빛만 받고 있는 나무는 아마도 쉽게 지칠 것이다.
지치면 어떻게 될까?
사람이고 뭐고 만사가 귀찮고 효율을 크게 따지게 될 수도 있다.
내가 지치지 않고 힘들지 않다는 게 가장 중요해지고 만약에 나를 힘들게 할 사람인 것 같으면 어떤 관계든 시작조차 하지 않고 물러나게 될 것이다.
월지가 내가 처한 실질적인 환경이고 계절이라는 것 때문에 월지에서 내 배우자의 사회적인 배경도 읽어낼 수 있는 건데, 내 월지의 십성은 ‘편재’다.
내 일지의 십성 ‘편관’은 내 배우자 유형의 틀이 되고 월지의 편재는 배우자의 배경과 조건, 밖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를 더해주는 글자라고 보면 된다.
편관은 기본적으로 강해서 나를 압박하는 배우자 유형이다.
편재는 이런 기본 틀에 경제적인 능력이 있고 매력있는 외모를 갖춘 사람이라는 조건을 입혀준다.
정리해보면 내 배우자의 진짜 모습은 강하고 통제욕이 있는 사람이지만 사회적으로 보이는 모습은 능력있고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다.
나는 나약한 나를 지켜줄 수 있는 남자를 원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남자의 강한 힘에 휘둘릴 위험성도 지니고 있다.
내 배우자는 나를 보호하는 울타리가 될까, 아니면 내 숨을 조이는 압제자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