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행성과 아침형 사이, 나의 불면 기록

정제탄수화물, 과당 끊기 D-15

by 오로시

어제는 저녁 7시까지만 핸드폰 하려고 했는데, 결국 8시에야 내려놓았다.

그 이후로 설거지를 하고 아이 숙제를 봐주고, 9시 40분에 침실로 들어갔다.

'빨리 자야지...'라고 생각하니까 잠이 더 안 왔다.

사람이 조급해지면 더 안 되는 법이다.

새벽 운동 계획을 세워두니

'지금 자지 않으면 새벽에 운동하기 힘들 텐데....' 하는 생각이 자꾸 들며 내가 최대한 잘 수 있는 시간을 계산해 보면서 초조해진다.

잠이 들려고 찰나엔 꼭 아이들이 데굴데굴 굴러와 나의 잠을 깨운다.

(우리 가족 다섯 명은 아직 함께 자고 있다.)


불면 중에 도움이 되는 행동들

1.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기
2. '잠 안 자면 어때' 하는 여유 갖기
3. 잠 안 오면 침대 밖으로 나가기
4. 저녁 루틴 만들기
5. 잠들기 2시간 전부터 스마트폰, TV 멀리하기
6. 규칙적인 가벼운 운동
7. 카페인과 알코올 조절하기
8. 햇볕 쬐기 (아침 햇살 15분 이상)
9. 침실 환경 정돈하기-침대는 오직 자고 쉬는 곳으로만! 약간 서늘하게 유지!
10. 명상 또는 이완 호흡 연습


나는야 불면증 10년 차.

카페인이 든 커피는 오전에만 마시고 출퇴근은 햇볕을 받으며 걸어 다닌다.

숙면에 도움이 된다는 운동도 꾸준히 한다.

침실에도 침대 밖에 없다. 그야말로 수면 위생 모범 사례.


그러면 나의 문제는 뭘까.

문제는 나도 알고 있다.

나는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기'가 가장 어렵다.

어릴 적부터 밤에 노는 걸 좋아했고, 아침은 항상 겨우 눈 비비며 일어나 빠듯하게 준비해 나가곤 했다.


남편도 아침형 인간이고, 아이들 키우면서 그에 맞춰 패턴이 생기나? 하다가도

틈만 나면 새벽까지 집에서 혼자 논다.


아이들과 일찍 자면 새벽 6시 이전에 깨는 생활도 나쁘지 않다.

다만 정신을 차리는 데 오래 걸린다.

새벽에 운동이나 독서, 글쓰기를 하려면 집중 상태에 도달하기지, 부팅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도 멍... 때리고 있는 시간이 30분 이상인 것 같다.


반면, 밤엔 집중이 잘 된다.

그렇지만 방해 요소도 많다.

친구와 연락, 스마트폰, 가끔은 술 혼술과 야식까지.

(새벽에 일어나서 술과 음식을 먹기는 쉽지 않으니, 역시 밤이 문제다.)


야행성 생활은 즐겁고

아침형 생활은 뿌듯하다.

그래서 나는 두 삶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즐거움을 놓지 못해 가끔은 야행성으로 살다가도,

"이렇게 막살면 안 되겠다..." 싶을 땐 아침형 생활을 한다.


문제는 이 두 가지 생활이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기'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 수면 패턴은 늘 리셋되고,

불면은 그 틈을 타 어김없이 다시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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