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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곰웅이 Jan 19. 2023

코로나 후유증, 다시 입원했다.

퇴원한지 이틀만에 재입원

코로나 후유증으로 기침에 열감 어지러움까지 있어서 결국 입원했다. 수액에, 별도 주사와 호흡기 치료3시간, 매 끼니마다 약까지-


비실해도 입원한번 한적 없던 나는 한적한 병원에서 유유자적하는 망상을 했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이렇게 자유시간 없이 골골대면서 있을줄이야.. 치료받다보면 시간이 빨리도 갔다. 싱글침대를 벗어나지 않는 나를보며, 같은 병실 이모가 말했다.


‘운동도 좀 하고 그래..! 가만히 있으면 더 병난다.’


이대로 있다간 몸에 곰팡이가 생길 것 같아 걷기를 시작했다. 길게 걸을 수 있는 코스가 있으면 좋겠지만 병원에는 운동시설이 마땅치 않았기에 휴게실의 짧은 길목을 서성였다.


‘병원은 오래 있을만한 곳은 아니구나. 계속 있다간 병을 키우겠어.‘ 라는 생각을 하며 마음편하게 치료에 매진했다. 한번할 때 1시간씩 걸리는 호흡기치료는 너무 귀찮지만 하루에 세번을 꼬박했다. 병원밥은 진정 맛이 없었지만 약을 먹어야하니 최선을 다해 넘겼다. 움직이기 싫지만 조금씩 걸었고, 병원도사관에서 책을 빌렸다.


나름 알차게 보낸 것 같지만, 병원에서의 시간은 빠르게 사라졌다. 2주가량 입원했으니 일주일째부터는 왼쪽팔이 멍투성이였다. 이미 환자이긴 하지만 진정한 병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랄까. 환자의 마인드도 중요한데 주사자국은 안보는게 좋은 것 같다.


코로나 걸리기전에는 사람들이 후유증으로 피로감이나 체력저하를 이야기 할 때, 기분탓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는데 직접격어보니 후유증은 확실히 존재한다. 사람마다 증상은 다르지만, 나의 경우엔 기침,발열, 피로감이 있다.


역시 사람은 겪어봐야.. 역지사지가 되나보다.

그렇게 치료의 늪에서 장장 2주간 헤엄쳤고, 잔기침을 제외하고는 증상이 사라졌다.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이 된 스스로가 기뻐서 칭찬해주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퇴원을 하자마자 온수풀로 향했다. 코로나 전에 예약했다가 하루전에 취소하게 된 슬픔을 만회하고 싶었다. 조금 정신나간 처사가 아닌가 싶긴 했지만 그 동안 치료에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 합리화했다.


‘와’


온수풀은 즐거웠다. 상대적으로 바깥보다 따뜻한 미온수 였다. 하지만 날씨는 추웠다. 물에서 조금이라도 나오면 얼어죽는 줄 알았다.


그렇게 온수풀에 고기파티를 즐기고, 나는 장렬히 전사했다. 바로 다음날부터 속이 미식거리기 시작했고, 소화불량증상에 갖고 있던 약을 털어넣었다. 전날 추위에 떨었는데 그것도 몸이 싫어했겠다 싶다.


그 다음날 저녁엔 춥고 덥고 오락가락했다. 열을 재보니 39도까지 올라갔고, 나는 결국 재입원을 했다.

퇴원한지 2일밖에 안지났는데.. 자초한 일이니 할말이 없다. 다시 치료에 매진하고, 다시는 이런짓 안해야지. 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당장의 즐거움이 아닌 다음을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지.


세상에 어떤 경험도 버릴 건 없다더니, 퇴원하자마자 입원하게 되는 스펙타클한 경험에서도 배울 점은 있다.


다들 건강챙기기로 약속해요. 경험안하고 알 수 있으면 더 좋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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