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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언명 Jun 10. 2022

사춘기 자녀 옆집 자녀처럼 대하자!

슬기로운 사춘기 자녀와의 동거생활


사춘기와 갱년기가 싸우면 갱년기가 이긴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사춘기가 이기는 경우를 더 많이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엄마들의 갱년기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 사춘기 자녀 갱년기 부모님들의 슬기로운 생활이 되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적는다.


병을 치료하는 한의원인데도 이상하게 나에게는 인생 상담이나 자녀교육 상담을 많이 하게 되었다. 특별히 교육학이나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아서 늘 조심스럽게 조언해 드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말을 들으면 나도 덩달아 감사하고 기뻤다. 그중에서 사춘기 자녀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어머니들에게 자주 말해드리는 방법을 말씀드리겠다.


이 방법이 어떤 연예인이 말한 건지 어느 책에서 읽은 건지 내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러나 분명 누군가에게 듣거나 읽거나 한 내용인 듯하다. 나는 이 방법을 "옆집 자녀처럼 대하기 요법"이라고 이름 지어본다. 방법을 설명할 필요도 없이 제목 그대로 해보려고 노력하면 슬기롭게 사춘기 자녀와 생활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옆집 자녀들에게 밥 먹어라, 씻어라, 일찍 자라, 공부해라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내 자녀가 사춘기가 되면 이런 말을 가급적 적게 해야 한다. 이제 자아정체성이 막 생기는 시기이다. 스스로 부족해도 뭔가 해보려는 아이들에게 사소한 것까지 전부 부모가 이래라저래라 하면 아이들은 짜증이 나고 나를 믿어주지 않는 부모에 대해 미움이 싹트게 된다. 그러니 통제하고 명령하는 듯한 어투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지양하길 바란다.


사춘기가 온 아이들에겐 어느 정도 적당한 거리를 두고 말해야 한다. 그리고 긍정적이고 좋은 말만 해야 한다.


옆집 자녀들에게 너 왜 이렇게 머리가 단정하지 않니, 너 왜 이렇게 옷 입은 게 지저분하니, 너 왜 이렇게 게으르니, 왜 성적이 이 모양이니 이런 말을 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 그러니 나의 아이들에게 이런 말은 안 하는 게 좋다.


다른 집 자녀들을 우리가 어쩌다 만나게 되면 어머 키가 더 컸네, 멋있어졌네라고 좋은 말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 내 아이에게는 얼마나 긍정적이고 좋은 말을 해주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러니 내 아이를 옆집 자녀라고 생각하고 절대 나쁜 소리 잔소리하지 말고 좋은 말만 해야 한다.


그렇다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 통제하는 잔소리, 부정적인 잔소리는 마음 한편에 마음의 휴지통이 있다면 거기에 과감히 버려야 한다.


이렇게 간단하게 방법을 말하고 나면 어머니들은 이렇게 반문하신다. 왜 그래야 합니까? 그러면 아이들이 엇나가지 않나요? 바르게 자라지 않으면 어떡하나요? 그 꼴을 어떻게 봅니까? 등등 다양한 반대 의견을 말씀하시고 질문을 하신다.


그럼 나는 네 그렇게 하여야 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사춘기는 우리 자녀들이 이제 어른이 되어가는 성장통이다. 자기의 생각이 정립되고, 자기 스스로 선택을 하고 무엇이든 혼자서 결정해 보려는 시행해 보려는 시기이다.


부모들은 우리 자녀가 잘되길 바라고 실패하지 않는 삶을 살게 하려고 부모의 걱정을 담아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이거 하지 마라, 저거 하지 마라 등의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부모인 우리도 다시 우리의 십 대 사춘기 때를 기억해 보자. 막 샤워하려고 하는데 엄마가 " 이 녀석 아직도 안 씻고 뭐 하고 있니 얼른 씻어라" 말하면 왠지 슬그머니 반항심이 생겨서 씻지 않게 된다. 공부하라는 잔소리도 그렇다. 막 책을 펴고 공부하려는데 "아직도 공부 안 하고 이래서 뭐가 되겠니... 쯧쯧즛' 이런 말을 들으면 부화가 차올라 공부가 더욱 안되었다. 나만 이랬던 건 아닐 것이다. 그러니 우리의 사춘기 때 우리 부모가 나에게 했던 행동 들 중 싫었던 것들은 우리 아이에게 안 해는 게 더 좋을 텐데, 이상하게 부모만 되면 우리는 그대로 하게 된다. 지금이라도 얼른 이것을 고쳐야 한다.


자 그럼 옆집 자녀처럼 대하기 요법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잘 말하려면 이렇게 해보시기 바란다.


"오늘도 수고했어. 집 왔으니 맛난 것 먹고 푹 쉬어."


"너무 피곤하면 천천히 씻어."


"학교에서 공부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집에서는 티브이 보고 음악 듣고 쉬어."


"게임이라도 하면서 힐링해봐."


"가끔은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아."


"성적이 절대 다는 아니야. 잘 놀아도 그것도 살다 보면 도움이 된단다."


"공부는 학교와 학원에서만 해 집은 쉬는 곳이야."


무슨 이런 환상적으로 좋은 엄마 역할을 해야 되나 싶어 기가 막힐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하루 한 번이라도 아이들에게 숨 쉴 구멍을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


지금은 우리의 어린 시절보다 더 치열하고, 더 많이 알아야 하고, 더 경쟁하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 아이들이 집에서만큼은 푹 쉬었다 나가야 밖에서 더 힘차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다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란다.


지금부터라도 사춘기 자녀 때문에 머리 아픈 부모님들은 옆집 자녀처럼 대하기 요법으로 노력하면 아이들과 사이도 좋아지고 행복해질 것이 분명하다.






이 글은 작년 겨울 네이버  블로그에 작성했던 글이다.

https://blog.naver.com/omdcemy/222598489685

내가 정말 좋아하는 "마음일 흐르는대로" 책의 저자인 지나영(존스홉킨스 교수님)께서 최근 내 이야기와 같은 맥락의 내용을 유투버에 올리셨다. "하숙생요법"이라고 명명하셨다.  참고로 같이 보시면 큰 도움이 될것같다. 소아정신과의 전문가이시니 평범한 엄마인 저보다 더 전문적으로 잘 분석해두셨으니 말이다.

https://youtu.be/BjadaeKQb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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