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늦었다.' 라지만 그래도 버티면 잘 산다.
‘왜 퇴사한다는 말을 힘들어할까’에 대한 답을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 찾고 있는 정답은 나도 왜 말하기를 힘들어하는지에 대한 해답도 되기 때문에 한동안 굉장히 골똘히 머리를 굴렸다. 딴생각 없이 온전히 정신을 쏟았지만, 아직 정답을 찾지는 못했다. 그래도 조금의 실마리는 찾았는데 바로 딱히 계기가 없어서였다.
회사에 다니는 것, 일하는 것이 마냥 즐겁기만 한 사람은 없지 않을까 감히 생각한다.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지만 일을 하느라 식사 시간을 거르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인가 하고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닐 때, 어김없이 마음속에 품었던 사직서를 밖으로 꺼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속으로만 사직서를 백 번, 천 번 제출하고 사무실 앞에 앉아있다. 퇴사할 결정적 계기를 못 찾았기 때문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광고주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밥 대신 배부르게 들으며 명수옹의 명언을 곱씹는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너무 늦었다.’
이대로 사직서를 내는 것이 늦은 것은 아닐까 하지만 같이 광고주 흉을 보고, 우울한 일이 있을 때 같이 위로해줄 상사와 주변 동료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면 사직서는 품에만 두는 것도 괜찮다 싶다. 실무에서 사람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만 반대로 사람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면 차곡차곡 쌓여가는 마일리지처럼 늘어가는 퇴직금을 생각하며 퇴사를 미루는 것이야말로 아주 현명한 회사생활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는데, 짬이 늘면 신입사원보다는 직장이 편해질 테니! 타이밍 좋게 명수옹의 또 다른 명언에 한 단어를 더해본다. 죽음과 결혼, 퇴사는 뒤로 미룰수록 좋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