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전형적인 B형 부산 남자다.
오죽하면 딸이 자기는 커서 절대로 츤데레와 결혼하지 않겠다고 했다.
츤데레
([일본어]tsundere)
:쌀쌀맞고 인정이 없어 보이나, 실제로는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을 이르는 말.
츤데레: 툴툴대는데 다 해 줌
다 해주긴 해준다. 근데 앞에 좀 심하게 툴툴대는게 문제지.ㅋㅋ
딸이 자기는 무조건 부드럽고 다정한 남자와 결혼할거라고 했을 때, 남편은 그런 사람중에 바람둥이가 많으니 조심하라했다.ㅋㅋㅋ
그러한 남편이 딸과 영상 통화를 하면서, 딸이 목에 목걸이를 하고 있는 걸 보았다.
"니 목에 그 쇠는 머꼬?"
"예뻐서 샀어."
"또또 쓸데없는거 하고 다닌다"
며칠 후.
남편이 내게 말했다.
"이거 어떻노?"
"뭐가? 왠 목걸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목에 쇠목걸이를 걸고 다니는건 못본다"
쇠목걸이래.ㅋㅋㅋㅋㅋ
남편은 반짝 반짝 빛나는 골드 목걸이 사진을 보내왔다.
팬던트에 이니셜도 넣을 수 있으니 슈퍼주니어 팬인 딸을 위해 SJ를 넣기로 했다.
그렇게 며칠 후. 남편이 주문한 목걸이가 도착했다.
어머~~ 너무 이쁘다~~~!!!!
근데 줄은 어딨지????
택배박스를 다 뒤져도 줄이 안나온다.
설...마....
남편에게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설마 했더니...
어머나...저 쪼매난 1cm 팬던트만 5만 얼마였던것!!!ㅋㅋㅋㅋ
"줄은 7만원이네"
"뭐어???????"
나는 평소에 어떤 악세사리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 목걸이 가격에 대한 개념이 없었고, 남편은 남자니까 당연히 없었던 것.ㅋㅋ
설마 팬던트만의 가격이라고 생각을 1도 못했던것. (보통 세트로 팔지 않나?-_-???)
"동그라미야. 줄은 7만원이래. 총 12만원의 목걸이야"
"나 그냥 안할래. 너무 부담스러워어어어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그럼 내가 할께. 너의 슈주를 내 목에 소듕히 킵해줄께"
"안돼!!! 그냥 내가 해보도록 할께>_<"
(참고)
동그라미는 우리 부부가 부르는 별명이 "OO동 씨레기" (응답하라 1994 참고)
쓰레기지만 어감상 귀엽게 씨레기로 부르고 있음.
츤데레가 싫다던 딸은 응사의 쓰레기 오빠를 보고 다시 츤데레에 빠져버렸지만, 어쨌든 이 아이는 초딩 5~6학년 동안 30만원짜리 휴대폰을 7번 액정을 깨뜨려 45만원 돈을 AS로 쓴 아이임.
그러고도 모자라 내가 빌려준 노트5 공폰을 가져간날 액정을 해먹었으며(엉덩이에 넣고 앉았다함), 최근 공부방 출석용으로 올려 놓은 LG Gpro2 공폰을 지나가다 건드려 땅에 떨어뜨리며 박살냄.
매일 출석체크 하느라 폰을 누르는 공부방 애들중 그 누구도, 한번도 떨어뜨린적 없는 그 폰을 출석체크도 안하는 내 딸이 그냥 지나가다가 쳐서 박살냄.
뭐지. 글로 쓰고보니 목걸이 주면 안되겠는데?-_-????
아무튼, 츤데레 아빠는 쇠목걸이 차고 다니는 딸에게 좀 괜찮은 목걸이 하나 선물하려다 졸지에 10만원 넘는 돈을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