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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오미 Oct 08. 2023

내향인이 미용실 가면 힘든 점

머리를 감을때...

자주 가는 미용실이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라 가격이 좀 비쌉니다.


그래도 제가 수년째 거길 가는 이유는 제 단발컷을 제가 원하는 스타일(보브컷)로, 정확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보브컷도 미용쌤에 따라 스타일이 각각 다 다릅니다.


원래 한 분께 쭉 받다가 그 분이 그만두시고, 다른분으로 바뀌셨는데, 역시 제가 원하는 대로, 잘 잘라주셔서 계속 다니고 있습니다.


'단발머리가 거기서 거기 아니야?' 싶으시겠지만, 아닙니다.


내향인들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딱 말하기를 어려워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많은 말을 구구절절 하지 않아도, 그냥 가면 딱! 알아서 해주는 곳을 놓치기 어렵습니다.


오늘도 미용실에 가서 "최대한 짧게 잘라주세요." 한 마디 했습니다. 


원래 이 말도 안하는데, 최근 자꾸 길게 잘라주시길래 갈 때마다 꼭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미용쌤께서 수첩을 보시며, "네! 제가 여기 써놨어요. '최대한 짧게!' 라고." 하셨습니다.


수첩에 적어놓으셨다는 얘기에, '정말 프로구나! 본받아야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공부방 운영중이니까요 :)


문제는 뭐냐면...


머리를 감을때에요.


저는 누워있고, 물튄다고 눈에도 뭘 올려놔서 보이질 않잖아요.


머리 감겨주시는 분이 이야기해요.


"샴푸 하겠습니다~"


'네'를 해야되나?


그냥 절차를 얘기하시는건데, 내가 굳이 대답을 안해도 되는건가?


"트리트먼트 하겠습니다~"


또 '네'를 해야 하나? 안해도 되나? 대답안하니까 좀 예의없어 보이는데...그냥 말씀하신거겠지?


"더 가려운데 있으세요?"


없지만, 있어도 굳이 내 팔을 머리까지 뻗어서 말 못할거 같은데...


"아니요!"


"더 헹구고 싶으신 데 있으세요?"


눈가려져 누워있어서,

잘 모르겠는데...


"없어요."


올 때마다 혼자 대답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되는 순간이라 오늘은 글로 남겨봅니다.


별거 아닌데, 별걸로 고민하는,

내향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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