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피오미 Oct 13. 2023

저는 '딸'입니다.

1)


1년전 아빠와 은행을 갔다.

마스크를 썼다.


나는 아빠에게 부산 사투리를 쓴다.

좀 친근하게(?) 반말을 쓴다.

나는 목소리가 매우 크다.


청약 통장을 깰지 말지 물어보는

아빠에게 말했다.


"고마 가꼬 이쓰라~"


그 때 은행직원분께서 얘기한다.


"사모님이 갖고 계시라고 하니까 @#@#$"


눼에?-_-;;;;


"저 부인 아니에요. 딸이에욧!!!!"


너무 놀라시며, 사과하신다.


그리고선,

아빠와 직원분은 웃겨서 넘어가신다.


나는 웃는데, 웃고있는게 아니다.


2)

지난주.


아빠가 수술을 해야할 일이 있어서,

수술 날짜 잡으러 같이 병원에 갔다.


마스크를 쓰고,

간호사쌤도 만나고,

의사쌤도 만나고,


택시를 타고 오던 중,


아빠가 말한다.


"근데 너 아까 콧노래를 부르더라?"


(내가 아픈데 콧노래가 나오냐는 의미)


아니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보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릴수도 있지,

별거 아닌걸로 공격(?)해오는

아빠가 마뜩찮다.


나는 지지않지.


"아니~ 기다리다 지루하면,

콧노래가 좀 나올수도 있지!!!

그럼 울어? 울면 좋겠어???"


택시 기사님이


"그래도 부인분이랑 병원 다녀오니

얼마나 좋으세요~

저는 예전에 혼자 @#$@#%#$"


와..나...


"저 딸이에욧!!!!!!!!!!!!!"


은행일이 떠오르면서

갑자기 드는 생각.


"아니 가만있어봐.

아까 그럼 의사쌤이랑 간호사쌤도

다~ 를 부인으로 본거 아냐????"


아빠와 택시 기사님은

웃다가 배가 아프실 지경.


"이마에 딸이라고 써붙이고 다녀야겠어!"


택시기사님께서

'딸'이라고 적힌 모자라도 쓰라 하신다.


당장 구입해야 할 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집순이시절 변천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