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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해피오미
Jan 03. 2024
여보~아버님댁에 유튜브 놔드려야 되겠어요~
친정 아빠가 10월에 심장 혈관 수술을 받으셔서 한 달간 병원에 입원해 계셨다.
퇴원 후 집에와서 출근을 안하고 쉬시니, 그동안 '배우고 싶다~' 노래 부르셨던 컴퓨터를 이번엔 꼭 알려달라고 하셨다.
마침 집에 놀고 있는 중고 노트북이 하나 있어서, 11월에 가서 설치를 해드리고 왔다.
드디어 친정집에 와이파이가 달리다니!!!
아빠는 홈플러스에 가서 거실에 놓을 책상&의자도 새로 사셨다.
며칠 뒤에 가니 어느새 꽃과 자전거로 책상이 데코되어 있었다. 70대 할아버지 컴퓨터 책상이다.
장비병 있는 딸이라, 노트북 받침대와, 무선 키보드, 마우스까지 장착해드렸다.
첫 단계로 한컴 타자연습과 유튜브를 접속해서 들어가 검색하는 방법을 알려 드렸다.
나는 이 기능을 안써서 몰랐는데, 유튜브에 음성검색 기능이 있어서 타자를 못치는 사람도 간단히 검색을 할 수 있었다.
박정현을 좋아하는 아빠는 유튜브에 대고
"박정현 노래 틀어줘~!"
를 열댓번 연습하셨다.
며칠 뒤 급하게 불러서 가니, 유튜브에서 **은행이 부실하다고 나왔다며, 예금 다 빼야 하는거 아니냐고 너무 걱정을 하셔서 괜찮다고 안심시켜 드렸다.(유튜브 과몰입중이시다. 가짜정보 많다고 알려드렸다)
신정에는 고모와 전화통화를 하시는데,
"유튜브에보면 이런 뉴스가 있잖아~"
라고 하시니, 고모가
"오빠 유튜브도 볼 줄 알아??"
하고 놀라셨다.
어깨에 한껏 힘이 들어가신 아빠.
이제 아버님댁에 보일러 놔드리던 시대는 갔다.
이제는
아버님댁에
유튜브
놔드려야 할 시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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