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피오미 Jan 03. 2024

여보~아버님댁에 유튜브 놔드려야 되겠어요~

친정 아빠가 10월에 심장 혈관 수술을 받으셔서 한 달간 병원에 입원해 계셨다.


퇴원 후 집에와서 출근을 안하고 쉬시니, 그동안 '배우고 싶다~' 노래 부르셨던 컴퓨터를 이번엔 꼭 알려달라고 하셨다.


마침 집에 놀고 있는 중고 노트북이 하나 있어서, 11월에 가서 설치를 해드리고 왔다.


드디어 친정집에 와이파이가 달리다니!!!


아빠는 홈플러스에 가서 거실에 놓을 책상&의자도 새로 사셨다.


며칠 뒤에 가니 어느새 꽃과 자전거로 책상이 데코되어 있었다. 70대 할아버지 컴퓨터 책상이다.


장비병 있는 딸이라, 노트북 받침대와, 무선 키보드, 마우스까지 장착해드렸다.


첫 단계로 한컴 타자연습과 유튜브를 접속해서 들어가 검색하는 방법을 알려 드렸다.


나는 이 기능을  안써서 몰랐는데, 유튜브에 음성검색 기능이 있어서 타자를 못치는 사람도 간단히 검색을 할 수 있었다.


박정현을 좋아하는 아빠는 유튜브에 대고 "박정현 노래 틀어줘~!"를 열댓번 연습하셨다.


며칠 뒤 급하게 불러서 가니, 유튜브에서 **은행이 부실하다고 나왔다며, 예금 다 빼야 하는거 아니냐고 너무 걱정을 하셔서 괜찮다고 안심시켜 드렸다.(유튜브 과몰입중이시다. 가짜정보 많다고 알려드렸다)


신정에는 고모와 전화통화를 하시는데, "유튜브에보면 이런 뉴스가 있잖아~" 라고 하시니, 고모가 "오빠 유튜브도 볼 줄 알아??" 하고 놀라셨다.


어깨에 한껏 힘이 들어가신 아빠.


이제 아버님댁에 보일러 놔드리던 시대는 갔다.


이제는 아버님댁에 유튜브 놔드려야 할 시대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때는 미안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