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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원 Mar 09. 2024

실컷 사랑했고, 좋았다.

태어나는 것으로 결정되어버리는 어쩔수 없는 한계도 있습니다. 만 우리는 서로를 향한 관대한 시선으로, 선천적 능력보 최선을 다한 것인지를 어떤 결과에 대한 현실적인 후회 여부의 척도 삼 있습니다.

그럼 사랑에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는다는 것으로 후회를 남기지 않을 수 있을까요?


나의 경우,

"내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하는 각보다는,

"...실컷 사랑했다. 좋았다."

는 마음이 남은 걸 보면, 적어도 사랑에 최선을 다해보려는 마음후회로 이어지지는 않것 같아요.



"지금이야 좋지, 3개월만 지나도 달라질걸요."

하고 그 사람이 장난스럽게 한 말에, 나3개월 뒤에 이렇게 물었죠.

"3개월만 지나도 달라질거라면서요?"


그러니 이번에는 6개월이 지나면 변할거라는거에요.

마찬가지로 6개월 뒤에 물으니 이번에는 1년이라고 합니다.


1년 뒤에 물었을 때는 3년이라고 했어요. 이번에는 아주 그럴사한 과학적 근거까지 대면서 말이죠.

"사람은,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분비가 2년 째부터 서서히 줄어서 2년 반이 지나면 그때부터 태도가 달라진대."


그리고 3년 째에, 나는 그 사람에게 있어 호르몬 분비가 어떻게 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즈음부터 그 사람은

"오빠는 좀 이상해. 나를 왜 그렇게 좋아해? 왜 나를 그렇게 좋아해주는거야? 내 어디가 그렇게 좋아?'

고 자주 물었어요.

그런데 이게 나로서는 대답하기가 못내 쉽지 않았 것입니다. 매번 그 대답을 생각해봐도,

"예뻐서"

라고 밖에 하지 못했어요.

그럴 때면 '이제 옛날만큼 안예쁜데' 하는 시무룩한 모습에 또다른 사랑의 감정이 생겨나곤 했습니다.


나는 그 사람이 말한 3개월, 6개월, 1년, 3년이 그 때까지 변하지 말아달라는 애정 담은 부탁인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사랑에 적잖게 실망했던 과거에서 비롯한 것인 것도요.

그 마음을 지켜주려 애쓰던 것이, 이제 9년입니다.


"이 세상의 누구도 오빠만큼 나를 사랑해 줄 수는 없을거야."

하고 내게 수십번 말하던 응답에,

나는

 "세상 누구도 너만큼 사랑스럽지는 않을거야."하고 대답곤 했었습니다.



애쓰는 노력이 이어지는 일상의 긴장감은 분명 견디기 쉽지 않습니다. 다만, 모든 사랑의 결론 헤어짐이란 사실은 절대적입니다.

사랑할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걸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애정은 태도가 되어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가는 그 순간을 아름답게 해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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